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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월북 미군 첫 언급 “망명 의사”…美 “안전 귀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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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16 11:09:48   폰트크기 변경      
北 “킹 이병 미군내 차별 반감”…美 “北 주장 검증할 수 없어”

지난 7월 19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킹의 할아버지가 킹의 사진 옆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북한이 지난달 18일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후 약 한달 만에 킹 이병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 보도를 통해 킹 이병이 북한 영내에 “불법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통신은 지난달 18일 당시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래비스 킹은 또한 불평등한 미국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 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런 북한 주장을 검증할 수 없다면서 킹 이병의 안전한 귀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의 우선순위는 킹 이병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모든 가용한 소통선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킹 이병에 대한 조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그가 조만간 풀려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킹 이병의 ‘자진 월북’ 배경으로 불평등, 인종차별 등을 거론한 점에 비춰 그를 미국의 인권문제를 비난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전날에도 미국이 자국의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요청한 데 대해 반발하면서 미국을 “각종 사회적 악폐로 부패할 대로 부패된 반인민적인 악의 제국”이라고 원색 비난한 바 있다.

킹은 주한미군에서 복무하던 중 폭행 혐의 등으로 40여일간 구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7일 추가 징계절차를 밟기 위해 미 본토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은 채 몰래 출국장을 빠져나와 이튿날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견학 도중 무단으로 북한으로 넘어갔다.

미국은 이후 유엔군사령부(UNC)를 통해 북한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킹의 구금 사실을 확인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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