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북한이 24일 새벽 군사정찰위성 발사 재시도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실패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합의한 긴밀한 한미일 공조를 통해 미사일 정보 공유와 대응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공지를 통해 오전 3시50분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하고 이를 추적·감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은 지난 5월31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재발사 시도 역시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구체적인 원인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또한 실패를 신속하게 인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전 6시 15분 ‘제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시 사고발생’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차 발사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의 1계단(단계)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밝힌 위성 발사체 잔해물 낙하 예상 지점은 한중잠정조치수역에 포함된 북한 남서 측 서해상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이었으나, 일본 당국은 북한 우주발사체의 낙하물이 모두 예고 구역 밖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월31일 1차 발사 때도 발사 후 약 2시간30분 만에 “천리마 1형은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며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1차 발사 당시 북한의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은 발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 추락했으나, 이번에는 이어도 서쪽 공해 상공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한 후 오는 10월에 제3차 정찰위성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언급한 비상폭발 체계 오류는 로켓 발사 후 자동폭발을 유도하는 장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차 발사 때와는 달리 로켓 추진체 문제로 실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이른 시일 내 제3차 발사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NSC 상임위원회 논의 결과를 보고 받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분석 결과를 미국, 일본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미사일 방어협력 증대, 3자 훈련 정례화를 면밀하게 추진해나가라”고 주문했다.
앞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6시부터 긴급 NSC 상임위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이번 발사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임을 강조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5월31일 첫 발사 시도에 이은 두 번째 발사도 실패한 점을 지적하며 “주민을 기아와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경제 실정(失政)과 민생파탄의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며 그나마 없는 자원을 무모한 도발에 탕진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북한에 대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며 해외 북한 노동자 착취, 사이버 해킹행위, 해상 밀수 등의 불법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 강화와 이를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NSC 상임위에는 조태용 안보실장을 비롯해 박진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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