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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만나는 ‘런던 내셔널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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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27 15:30:17   폰트크기 변경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개막 두달만에 20만명 찾아
한영수교 140주년 기념…보티첼리에서 반 고흐까지 거장 50명
‘신에서 인간으로’…유럽 미술의 역사 한눈에


카라바조 ‘도마뱀에 물린 소년’. 1594-95년경. 캔버스에 유화. / 내셔널갤러리 런던 제공


[대한경제=김정석 기자]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에 한국 관람객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내셔널갤러리 런던이 주최한 이 전시에는 지난 6월2일 개막 이후 두달 만에 관람객 20만명을 돌파하면서 10월9일 폐막까지 3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회화 전시에서 보기 드문 ‘흥행 성과’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과 영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대한제국은 1883년 조영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며 서양에서 미국 다음으로 영국에 문을 열었다.

개막 하루 전인 지난 6월1일 서울 정동 주한 영국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140년 전 수교를 위해 조선을 찾은 영국 대사가 묵었던 여관을 인수한 것이 지금의 대사관저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크룩스 대사는 “전시회에서 르네상스 시대부터 인상주의 회화까지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영국과 유럽, 세계 역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라파엘로 ‘성모자聖母子와 세례 요한(가바의 성모)’ 1510-11년경. 목판에 유화. / 내셔널갤러리 런던 제공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의 명화를 서울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첫 기회라는 점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내셔널갤러리는 1824년 설립됐는데 13세기 중엽부터 1900년에 이르는 약 2300여점의 유럽 회화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다.

서울 전시회는 미술이 ‘종교와 신’에서 ‘사람과 일상’으로 주제를 옮겨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렌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서양 미술 거장 50명의 작품을 통해 신에서 인간으로 옮겨가는 작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사소페라토 ‘기도하는 성모’ 1640-50. 캔버스에 유화. / 내셔널갤러리 런던 제공


총 4부로 구성했는데 먼저 1부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작품을 소개한다. 이 시대 화가들은 사람과 사람이 관찰한 세계에 주목해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그림에 담았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인 보티첼리, 라파엘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종교개혁 이후 미술의 역할에 주목한 가톨릭 국가의 미술과 종교 미술 대신 사람과 그 주변 일상으로 관심이 옮겨간 프로테스탄트 국가의 미술을 보여준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인 카라바조, 렘브란트의 작품과 함께 종교개혁 시기 인기를 끈 사소페라토의 작품이 걸려있다. 북유럽에서 유행한 풍경화, 일상생활 그림도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개인과 나에 대한 관심이 커진 18세기와 19세기 작품들을 조명하고, 4부에서는 19세기 후반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비로소 그림은 ‘무엇을 그리는가, 얼마나 닮게 그리는가’에서 벗어나 화가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토머스 로렌스 ‘찰스 윌리엄 램튼 (레드 보이)’ 1825, 캔버스에 유화 / 내셔널갤러리 런던 제공


이런 흐름으로 구성된 전시회에서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인상주의 회화까지,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회화의 변화와 역사를 따라 감상하는 여정을 선사한다. 그래서 그런지 미술 전문가의 방송과 유튜브, SNS 등에서 이 전시회가 화제가 되고 있다. 관람객들의 호평과 N차 관람 인증도 더해지고 있다.


에두아르 마네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1878-80년경. 캔버스에 유화. / 내셔널갤러리 런던 제공


선유이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서서히 줄어들고, 사람에 대한 관심은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그림은 권력을 가진 이들을 위한 수단에서 평범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예술로 변해갔다. 이는 그림에 나타난 변화이기 이전에 그림이 그려진 시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사람을 향해 가는 화가의 시선을 따라 예술이 우리 곁에 오기까지의 여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국민들께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전시로 관람객들이 유럽 거장들의 명작을 한국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토머스 로렌스의 ‘빨간 옷을 입은 소년’(좌)과 토머스 게인즈버러의 ‘의사 랄프 숌버그’(우)를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 : 이엔에이파트너스 제공


김정석 기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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