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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위상 커졌지만 '글로벌 1등'이 없다…퀀텀점프 전략 새판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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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28 17:21:18   폰트크기 변경      
[최태원 25주년 매직]② 성과와 과제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24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서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대한경제=노태영 기자] 최태원 회장이 SK회장으로 취임 한 이후 그룹의 기존 주력 분야였던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거침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재계 서열 2위에 걸맞는 '글로벌 1등' 사업을 위한 퀀텀 점프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진두지휘 하며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반도체를 낙점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만으로는 그룹의 지속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비를 비롯한 투자와 더불어 키옥시아,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부, OCI머티리얼즈, LG실트론 등을 잇따라 인수해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은 배터리 사업이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제조 솔루션 기업 SK온은 북미·유럽·중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SK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17년 1.7기가와트시(GWh)에서 지난해 말 88GWh로 5년 만에 50배 수준으로 커졌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2개 공장에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포드와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출범하고 테네시·켄터키주에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 중이다. 유럽에서는 헝가리 코마롬시 1·2공장과 이반차시 3공장, 중국에서는 창저우·후이저우·옌청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SK온 미국 조지아 공장 전경 / 사진:SK온 제공 


여기에 바이오 분야도 그룹의 미래 핵심 먹거리 중 하나다. SK케미칼은 1999년 국산 신약 1호 항암제인 선플라를 개발했고 SK바이오팜은 2015년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독자 개발했다.

SK㈜는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장을 위해 2017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현 SK바이오텍 아일랜드)을, 2018년에는 미국 CDMO 기업 앰팩을 인수했다. 2019년 미국(앰팩)·유럽(SK바이오텍 아일랜드)·한국(SK바이오텍) 생산법인을 통합 운영하는 SK팜테코를 설립하고 2021년 프랑스 CDMO 이포스케시를 인수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는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SK그룹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 주력 계열사들의 영업실적 부진과 운영자금, 설비투자 관련 외부 자금 조달이 지속하면서 차입 부담이 확대됐다"며 "차입 부담이 커지는 것을 억제할 적극적인 재무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끊임없이 도전을 해 온 SK그룹이지만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창업 정신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또 한번 발돋움해야 할 시점으로 재계는 주목한다.

최 선대회장은 1962년 경영에 합류한 뒤 직물회사로 출발한 SK를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으로 탈바꿈 시켰다. 1970년대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에너지 산업을 꼽았다.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을 인수하고 석유화학과 필름·원사·섬유 등을 일괄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1984년 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해외유전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는 또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동력원으로 정보통신 분야를 선정했다. 1984년 선경 미주경영기획실 내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신설하고 국내로 들어와 선경텔레콤(이후 대한텔레콤으로 사명 변경)을 설립했다.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공개입찰에 참여해 시가보다 4배 이상 높은 가격인 주당 33만5000원, 4271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여론에 "우리는 회사가 아닌 미래를 샀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업황 악화로 SK그룹의 한 축인 반도체 사업 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최 선대회장의 창업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영 기자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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