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및 공공요금 인상 압박 높아져
전체 수요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악순환 우려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급격한 유가 인상 행보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수출 비중이 높고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 특성상 물가 상승을 부추겨 전체 수요를 위축시킬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기존에도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존재하는 상황이었는데, 국제유가까지 추가로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물가 압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비용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금리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때문에 산업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상승 압박을 받고, 가계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 압박에 따라 수요를 줄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에너지를 100% 수입하는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이처럼 유가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의 물가상승 목표 2%를 달성하기 더욱 어려워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해법은 엇갈린다.
성 교수는 “아직 물가가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결국 금리의 점진적인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책 당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따라오게 될 경기 침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정 실장은 “물가 상승 국면에 대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한다면 추가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의 고유가 상황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국제유가가 90달러를 돌파하긴 했지만, 세간의 우려처럼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면서 “최근 벌어지는 유가 추세를 보고 성급하게 의사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당분간 유가 추이를 신중히 지켜보며 중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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