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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發 생활물가 인상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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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9-26 14:44:01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유업계 3사가 우유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추석이 끝난 뒤 생활물가가 줄줄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내달 1일부터 차례대로 우유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이로써 서울우유협동조합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 데 이어 유업계 3사 모두 우윳값을 올리게 됐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유업체가 제조해 마트의 자체 상표를 붙여 파는 자체브랜드(PB) 우유도 곧 가격 조정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 대해 가격을 올릴지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제조사와 기존 계약이 있기 때문에 당장 가격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업계는 버틸 때까지 버틴 만큼 이번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앞서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유업계에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유업계도 정부의 요청에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L당 3000원을 넘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인상 결정으로 3000원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남양유업의 맛있는우유GT(900ml)는 마트 판매가격 기준으로 2800원대에서 2900원대로 오른다. 매일유업의 흰우유(900ml)도 2900원대 후반으로 인상된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가격뿐만 아니라 인건비 등도 같이 오르면서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며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최소한의 폭으로 인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유업계 외에 그동안 정부의 눈치를 보며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못했던 다른 업계도 인상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탕의 경우 주요 수출국의 사탕수수 작황이 부진을 겪으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 따르면 지난 1일 설탕 선물가격은 1톤(t)당 729.6달러로 지난해 대비 25% 올랐다. 석병훈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현재 설탕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인도가 수출을 전면금지하면 불안요소가 확대된다”며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설탕가격이 큰 폭으로 뛰는 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우유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멸균우유 등 대체품을 찾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멸균유 수입량은 지난 2016년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량은 3만3000톤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2021년 이후 국내산 우유가격 인상으로 수입 멸균유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입량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보관해야 하는 살균우유 가격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길고 실온에 보관해도 되는 멸균우유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인가구가 늘고 저출생으로 우유 소비량이 줄면서 길게 보관할 수 있는 멸균우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국내 소비자들이 멸균우유에 익숙하지 않아 급속도로 소비자가 이탈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멸균유는 실온에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신선한 맛이 덜하다고 느낀다”면서도 “멸균유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점점 가족 구성원 숫자가 적어지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크게 열려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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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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