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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흑자 지속…원유 가격 또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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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01 15:16:15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박흥순 기자]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최근 2년새 최대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 형태가 이어지고 있다.


하역 중인 부산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한 546억6000만달러, 수입은 16.5% 감소한 509억6000만달러로 무역수지 3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1년 9월 43억달러 흑자 이후 무역수지 흑자액은 2년내 최대치를 찍었지만, 에너지·원자재 가격 변동 등의 영향으로 수입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수출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1분기 평균 수출액이 89억달러에서 2분기 69억달러로 저점을 찍은 이후 3분기 75억달러, 4분기 86억달러 등 반등하는 추세인 점은 긍정적이다.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올해 최저수준인 -13.6%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의 54.6%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제품 가격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2.85달러를 기록한 D램 고정가는 12월 2.21달러, 올해 3월 1.81달러, 6월 1.36달러에 이어 9월 1.30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낸드 고정가 역시 작년 9월 4.30달러에서 올 6월 3.82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9월에도 3.82달러로 횡보했다.

산업부와 반도체 업계는 감산효과 가시화와 현물가격 반등, DDR5・HBM 등 고성능 제품 수요확대 등에 따라 수급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1분기 공급초과율이 20.0%에 달했던 낸드는 올 3분기 -7.0%까지 떨어졌고 4분기에는 -15.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기간 메모리 반도체 역시 12.9% 초과공급에서 4분기에는 -11.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수출을 견인해 온 자동차 수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자동차 수출은 지난 3월 65억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후 다소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50억달러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마진이 높은 전기차 수출이 전체 수출액의 20%를 넘기며 9월에도 46.5%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불황형 흑자의 핵심 원인인 원유·가스 등 에너지 국제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었고 오는 4분기 국내에 반영되면 돌파한 우리 경제·산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3분기 배럴당 70달러선을 오르내렸던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조치를 12월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배럴당 90달러를 넘겨 100달러에 근접해가고 있다.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무역수지 흑자의 핵심인 국제 에너지가격이 고공행진할 경우 어렵게 불씨가 되살아나는 수출 반등세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수출 주무 장관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수출 반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수출 유관부처・지원기관・경제단체・업종별 협단체 등과 함께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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