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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中응원 댓글’ 논란 확산…韓총리, 여론조작방지 TF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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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04 14:39:13   폰트크기 변경      
김기현 “‘다음’ 여론조작 숙주”…이동관 “엄중 제재·긴급입법 필요”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인 한국과 중국의 경기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 응원이 더 많았다는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조작 세력이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한덕수 국무총리는 관련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앞서 지난 1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과 중국의 8강전 당시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는 중국팀을 클릭 응원한 비율이 전체의 91%에 달해 논란이 일었다. 클릭응원은 다음이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누구나 손쉽게 응원할 수 있도록 로그인할 필요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횟수 제한도 없어 한 사람이 같은 팀을 여러 번 응원할 수도 있다.

반면 같은 시간 네이버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에 대한 응원 비율은 10% 수준이었다. 네이버에서는 로그인을 해야 응원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다음 측은 지난 2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최근 ‘클릭응원’의 취지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해 불필요한 오해를 주고 있어 당분간 서비스가 중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오전 포털사이트 다음의 대한민국 대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전 클릭응원 현황(위)과 네이버 클릭응원 현황. /다음, 네이버 화면 캡처


그러나 여권에서는 다음이 여론 조작의 숙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자신의 SNS에 “한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포털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사람이 월등히 높다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며 “좌파 성향이 강한 포털 사이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여론조작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적었다.

김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공 의혹과 해외로부터의 우회적 조작 의혹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이 운영하는 클릭 응원ㆍ댓글 응원 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조작 세력이 가담한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도 가세했다. 한 총리는 이날 해당 사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긴급 현안 보고를 받은 뒤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범부처 TF 구성을 지시했다.

한 총리는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재앙”이라며 “과거 드루킹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범부처 TF를 신속하게 꾸려서 ‘가짜 뉴스’ 방지 의무를 포함한 입법 대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방통위는 아시안게임 축구 한중전 ‘다음ㆍ카카오’의 응원 서비스 클릭 약 3130만 건(확인 IP 2294만 건)을 긴급 분석한 결과 해외에서 가상망인 VPN을 악용해 국내 네티즌인 것처럼 우회 접속하는 수법과 컴퓨터가 같은 작업을 자동 반복하게 하는 매크로 수법을 활용해 중국 응원 댓글이 대량 생성됐다고 보고했다.

특히 응원 서비스에 뜬 댓글 가운데 약 50%는 네덜란드를, 약 30%는 일본을 경유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게 발전하면 바로 국기 문란 사태가 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긴급입법’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의 실태 조사 결과 현행법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엄중한 제재를 하고, 필요하면 입법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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