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계풍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
알뜰폰(MVNO) 가입자 증가와 B2B(기업간 거래) 사업의 실적 증가에 힘입어 당장 3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나 주력 사업인 5G(5세대 통신) 가입자 수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어 올 4분기부터는 실적 하락이 본격화될 것이란 시각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268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조2036억원)을 소폭 웃도는 규모다.
기업별로는 SKT가 4848억원, KT가 4956억원, LG유플러스가 2878억원으로 전망된다.
MVNO 가입자 증가와 B2B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며 전년 실적을 웃돌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이통3사가 공들이는 신사업 역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게 힘을 보태고 있다는 시각이다.
문제는 4분기부터다. 업계는 올 4분기 이통3사의 합산 영업이익을 8245억원으로 추정한다. 기업별로는 LG유플러스(2848억원)을 제외하면 SKT(2918억원), KT(2479억원)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는 5G 신규 가입자의 감소세를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5G 사업은 4세대 통신인 LTE보다 수익성이 높아 이통3사가 주력하는 분야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지난 7월 기준 3110만103명으로 집계됐다.
5G 가입자 수는 올해 초만 해도 50∼60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LTE와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 이용자들이 LTE나 알뜰폰 요금제로 되돌아가면서 줄곧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의 5G 요금 인하 압박도 통신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이통3사 대표이사들과 간담회를 통해 통신서비스 요금 체계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과기정통부가 통신사를 통해 신규 폰을 개통할 때 5G 요금제만 쓸도록 하는 기존 제도를 개선, 이용자가 LTE와 5G 중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통신 시장 경쟁 촉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초만 해도 5G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지만, 최근에는 사업 환경이 급변하며 5G 사업 비중을 낮추는 분위기”라며 “통신사들이 5G 기지국 설치 등 하드웨어 설비에 투자를 늘리는 대신 인공지능(AI), 도심항공교통(UAM) 등 탈통신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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