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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격 인상폭·시기 조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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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13 08:26:57   폰트크기 변경      
갈수록 원가 부담 늘어나는데…당초 인상안 고수하자니 판매 감소 걱정, 조정하자니 불확실성 가중

[대한경제=박경남 기자] 시멘트 가격 인상폭과 시기 조정을 놓고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시멘트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가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 등 원가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시멘트 가격 인상안을 고수하자니 앞서 결론을 낸 시멘트업체들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시멘트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고, 그렇다고 인상폭과 시기를 축소 조정하자니 경영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은 여전히 시멘트 가격 인상폭과 시기 조정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성신양회는 지난 7월 출하분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14.3% 인상하기로 했고, 삼표시멘트와 한라시멘트는 이달 출하분부터 t당 10만5000원에서 각각 11만8600원, 11만8400원으로, 13.0%, 12.8% 올리기로 했다. 아세아시멘트도 시멘트 가격을 이달부터 t당 10만5300원에서 11만8000원으로, 12.1% 인상하는 안을 레미콘·건설 등 수요업계에 통보한 상태다.

앞서 제시한 인상안대로라면 이들 시멘트업체는 이달부터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했을 테지만, 쌍용C&E와 한일·한일현대시멘트가 가격 인상폭을 축소하고, 시기를 미루면서 장고에 들어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0%를 웃도는 기존 시멘트 가격 인상안을 고수할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쌍용C&E와 한일·한일현대시멘트는 당초 14%대 인상률에서 절반 수준인 7% 정도로 인상폭을 축소했고, 인상 시기도 3개월 안팎 연기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쌍용C&E와 한일·한일현대시멘트가 인상폭과 시기를 조정한 가운데 나머지 시멘트업체들이 기존 인상안 버티기에 들어가면 이들 시멘트업체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판매 실적이 크게 감소할 게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해서 쌍용C&E와 한일·한일현대시멘트 수준으로 가격 인상폭·시기를 선뜻 조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멘트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올 4분기 한국전력공사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전기요금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데다, 국제정세 혼란으로 인해 심상치 않은 유가 상승은 시멘트 운반비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환경부 기준에 맞춰 오는 2027년까지 질소산화물 방지지설(SCR)을 설치해야 하는 등 대대적인 설비투자가 불가피한 점도 시멘트 가격 인상폭과 시기 조정의 큰 고민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시멘트 가격 인상안을 고수하면 판매 실적이 떨어질 테고, 인상안을 축소 조정하면 향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시멘트업체들의 고민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시간 문제일 뿐, 결국 쌍용C&E와 한일·한일현대시멘트가 조정한 수준으로 수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경남 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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