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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억부터 경매 ‘시동’ 거는 국보급 달항아리…60억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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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19 17:12:16   폰트크기 변경      
서울옥션 24일 제175회 가을철 메이저 경매 개최

조선시대 국보급 달항아리 /사진: 서울옥션 제공


높이 47.5cm 백자대호 ‘얼굴 상품’으로 라인업


박서보. 이우환. 하종현 등 화가 작품 98점 출품


하얀 달덩이처럼 풍만하고 미소 띤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만의 걸작품이다. 우윳빛 미감을 발산한 데다 곡선미의 융숭함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다. 김환기 화백은 생전에 백자를 사들여 팔로 안아보고, 때로는 마당의 육모초석 위에 올려놓고 바라보며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기 소르망 전 파리대 교수 역시 백자 달항아리를 ‘한국 만의 미적·기술적 결정체’라고 극찬했다.

이렇다보니 국제미술시장에서도 조선시대 달항아리는 초고가에 거래되며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달항아리(높이 45.1cm)는 약 60억원에 낙찰됐고, 이어 9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도 비슷한 크기의 작품(45.2cm)이 47억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크리스티 경매에 낙찰된 60억원대 달항아리보다 더 큰 조선시대 국보급 달항아리가 국내 시장에 나왔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이 오는 24일 오후 4시 강남센터에서 여는 제175회 메이저 경매에는 높이 47.5cm 크기의 달항아리가 백자대호 최고가에 도전한다. 또 지난 14일 작고한 단색화 거장 박서보를 비롯해 이우환, 하종현, 마유카 야마모토 등 국내외 인기작가 작품 97점을 경매에 부친다. 출품작들의 추정가만도 92억원에 이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 불확실성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고가 미술품과 금 같은 안전자산을 사들이고 있는 추세여서 미술계의 ‘큰손’들이 이번 경매 행사에서 베팅하는 돈은 최소 6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옥션은 컬렉터들이 흥분할 만한 달항아리를 이번 경매 ‘얼굴상품’으로 라인업했다. 35억원부터 경매를 시작하는 이 도자기는 18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풍만한 양감과 꾸밈없는 형태, 담백한 유백색의 색채가 돋보이며, 비교적 안정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이옥경 서울옥션 부회장은 “40cm가 넘는 크기의 달항아리는 주로 왕실행사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가치가 높음에도 그 수는 국보, 보물을 포함해 20여 점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며 “달항아리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경매에서 달항아리 최고가 기록은 2019년 6월 서울옥션 152회 경매에서 낙찰된 31억원이다. 한편 조선 전기 백자 ‘백자철화 운룡문호’는 199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841만달러(약 110억원)에 낙찰돼 한국 고미술품 최고가를 찍었다.

서울옥션은 또 조선후기 문인화가 청류 이의성의 희귀작 ‘실경산수화첩’을 입찰대에 올린다. 이 화첩에는 금강산을 비롯해 관동팔경, 설악산의 일부 명승지 등 주목 같은 산수화 20점이 실려 있다. 이의성은 당대의 내로라하는 명수들과 교류하며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조선 후기 다른 화가들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 서화집 ‘문산도’ 와 ‘해산첩’이 발굴되면서 고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옥션은 이밖에 청천강 이북지역을 담은 지도인 ‘관서여지도첩’, 고려청자인 ‘청자기린형향로’ 등 다양한 고미술품을 준비했다.


박서보의 ‘묘법. No.171020’ /사진: 서울옥션 제공

근현대 작품으로는 이우환 작가의 ‘바람과 함께’와 ‘조응’, 최근 작고한 박서보 화백의 ‘묘법. No.171020’, 하종현의 작품 등을 출품했다.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 /사진: 서울옥션 제공

특별 강의도 마련됐다. 21일 서울옥션 강남센터 지하 4층에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조선 도자의 꽃 백자 달항아리’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출품작들은 오는 24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 5층과 6층에서 만나 볼수 있다. 관람료는 없다.

김경갑 기자 kkk10@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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