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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시게루 “대중의 사랑 받는 건축만이 지속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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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26 16:06:03   폰트크기 변경      
반 시게루 ‘서울디자인 컨퍼런스 2023’ 특별 좌담회 참석

서울시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자인 컨퍼런스 2023’에 참석한 반 시게루 건축가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안윤수 기자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만이 지속 가능하며 영구적인 생명을 얻습니다. 전 세계 대도시에 지어진 콘크리트 건축물이 철거 후 재건축되는 반면 임시로 지어졌던 종이 건축물이 계속 활용되는 것이 이를 보여줍니다”

26일 서울시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자인 컨퍼런스 2023’ 특별좌담회에서 반 시게루 건축가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좌담은 최소현 네이버 디자인&마케팅 부문장이 모더레이터를 맡았으며 반 시게루 건축가,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 비르짓 로만 디자인붐 대표가 참여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여겨지는 프리츠상(2014년) 수상자인 반 시게루는 ‘지속 가능성’이 대두되기 이전인 1985년부터 ‘종이 튜브(지관)’를 활용한 건축을 선보이며 지속 가능한 건축의 선구자로 꼽힌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때 불타 버린 나가타의 다카토리성당 자리에 종이 튜브로 지은 ‘종이 성당’이 있다. 


3년간만 임시로 사용하기로 됐던 이 성당은 10년간 지역 주민의 성당으로 기능했다. 이후 2005년 해체돼 당시 대지진이 발생한 대만 푸리로 옮겨 다시 지어졌고 지금까지 푸리 주민들의 성당으로 쓰이고 있다.

반은 “핀란드 건축가 알바 알토의 전시회장 설계 업무를 맡으면서 종이 튜브가 버려지는 것이 아깝다고 여겼다”며 “건축물을 지을 때 재료의 낭비를 줄이고 철거 후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찾으면서 종이 튜브를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소재였던 종이로 건축을 하며 겪었던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재료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대중에게 생소한 건축 소재인 종이를 쓰기 시작했다”며 “종이는 약하다는 인식을 깨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위해 젊은 건축가ㆍ디자이너들이 낭비를 줄이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반은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목재를 잘라서 무언가를 만들고는 한다. 하지만 그들은 무언가를 만들고 남게 되는 나머지 재료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는다”며 “어떤 재료이든 상품이든 그것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야만 낭비, 그리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은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컴퓨터를 활용해 간단히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는 시대”라면서도 “다만, 컴퓨터로는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건축가 왕수의 말을 인용하며 “컴퓨터로 설계 도면을 그리면 뇌랑 바로 연결되지만, 손으로 도면을 그리면 심장과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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