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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라운지] 연차별 하자보수종료 합의의 법적 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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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30 06:00:53   폰트크기 변경      




연차별 하자보수종료 합의가 그 효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입주자 5분의 4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합의 자체가 쉽지 않다. 실소유자 거주 비율이 대체로 평균 70% 전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80% 이상 동의받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2016년 8월12일 이후부터는 입주자 5분의 1 이상의 서면 반대가 있지 않는 한 합의가 가능하지만, 일정한 사실들을 입주자들에게 서면으로 개별 통지하는 한편 공동주택단지 안의 게시판에 20일 이상 게시해야 하는 등 절차상으로는 여전히 어렵다. 게다가 합의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민원사항에 대한 공사비도 만만치 않은데다, 민원사항에 대한 공사 과정에도 입주자들의 과도한 요구로 공사 자체가 중단되기 다반사다.

이러한 절차상의 어려움을 거쳐 민원사항에 대한 공사를 어렵게 끝마쳤을 때에도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반드시 받아내야 할 서류가 있는데, 하자이행보증서 원본과 보증책임소멸확인원을 받아서 보증사에 제출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하자 보수를 전부 완료하고 민원사항에 대한 공사까지 완료하였음에도 하자이행보증서 원본과 보증책임소멸확인원을 받지 못해서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하자이행보증서 원본들과 보증책임소멸확인원이 없을 경우 법원은 하자보수종료 합의의 법적 효력에 대해 하자보수를 완료했다는 확인서 정도로만 보기 때문이다. 최근 1, 2, 3, 5년차 하자보수종료 합의의 효력을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도 하자이행보증서 원본을 회수했고 보증책임소멸확인원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차별 하자보수종료 합의의 법적 효력에 대한 법원의 판결 경향은 너무 엄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사실 연차별 하자보수종료 합의의 의미에는 당연히 보증사에 대해 하자보수이행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사료된다. 하자보수를 전부 완료하고 민원사항에 대한 공사까지 완료한 후 이에 대한 합의서까지 작성했다면 더 이상 하자보수이행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고, 이는 시공사나 보증사에 대한 청구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사료되기 때문이다.

하자보수종료 합의에 더하여 보증책임소멸확인원 등의 요건을 추가하게 되면 현장에서는 업무 처리가 더 힘들어지고 자칫하면 하자소송으로 진행되어 시공사 입장에서는 비용만 증가될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적으로도 사회적 비용만 증가시킬 뿐이다. 좀더 전향적인 법원 판결을 기대해 본다.

정홍식 변호사(법무법인 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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