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AI ‘믿음’ 모델 개방… 5대 B2B 영역에서 AI 사업 본격화
개방ㆍ신뢰ㆍ효율 3대 차별화 전략 내세워 초거대 AI 대중화 앞장
KT 믿음을 통해 새로운 AI 사업 개발하고, 기존 AI 사업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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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기 KT AIㆍBigData 사업본부장(왼쪽에서 두번째)이 기자설명회에서 KT 초거대AI 믿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KT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KT(대표 김영섭)가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Mi:dm)’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별도의 개발 및 학습 인프라 없이도 기업 규모와 사용 목적에 따라 완전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KT는 31일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믿음’ 출시를 발표했다.
출시하는 모델은 총 4종이다. AI 풀스택을 통해 KT클라우드와 함께 믿음의 기업전용 AI 클라우드팜(Mi:dm CloudFarm)을 패키지로 제공해, 별도 개발 및 학습 인프라가 없더라도 누구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초거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 국산 초거대 AI 믿음, 원하는 기업 누구나 쓴다
KT는 초거대 AI를 활용하고 학습하고자 하는 모든 기업에게 믿음의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을 개방한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셋으로 학습한 초거대 AI 핵심 기반 모델을 뜻한다. 오픈 AI사의 자연어 처리 모델 GPT가 대표적이다. 복잡한 기술의 구현이나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기업에서 원하는 형태로 미세조정(파인 튜닝)을 거쳐 다양한 AI 응용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초거대 AI를 사용하고 싶지만, 수십억에서 수천억에 달하는 파라미터 모델을 직접 만들 여력이 없는 대다수 기업들의 경우, 기존에 공개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튜닝해 활용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하지만, 데이터 자주권 차원에서 빅테크에 데이터가 종속될 수 있다는 보안 우려가 있고, 무엇보다 기존 상업용 파운데이션 모델은 풀 파인 튜닝(FFT)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KT는 조단위 데이터의 사전 학습을 완료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믿음을 개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KT 믿음 스튜디오’라는 전용 포털을 개설했다. KT 믿음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선택, 학습, 서빙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GPU 학습 비용을 기존 대비 약 27% 절감할 수 있는 KT클라우드의 HAC(Hyperscale AI Computing) 서비스, 추론 비용을 기존 대비 50% 절감한 리벨리온의 NPU 인프라 등 ‘AI 풀스택’을 맞춤형 통합 패키지로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 KT, 신뢰 패키지 개발해 믿음에 적용… 고질적 ‘환각 답변’ 문제 잡는다
KT 믿음은 그간 AI의 문제점으로 여겨진 ‘AI의 환각 답변(할루시네이션)’을 해결했다. 검색과 추론, 답변 모든 단계에서 신뢰성을 높일 세 가지 기술을 개발해 믿음에 적용했다.
△도식화된 복잡한 문서도 모델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기술인 ‘p다큐먼트 AI’ △목표 도메인과 문서에 최적화된 최신 정보를 찾아내는 딥러닝 기술인 ‘p서치 AI’ △원문에 근거한 응답만 생성하도록 강화학습을 적용한 ‘p팩트가드 AI(FactGuard AI)’가 그것이다. 이를 통해 KT는 할루시네이션 현상을 일반 생성형 AI 서비스 대비 최대 70%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KT 믿음의 4종 모델 중 외부에 완전히 개방하는 70억 파라미터 규모의 경량 모델은 한국어 LLM 평가 리더보드인 ‘오픈(Open) Ko LLM’에서 최상위를 기록하며 성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는 역사 왜곡이나 형태소 오류, 환각, 혐오 표현 등 광범위한 항목을 평가하고 AI가 주어진 조건에 대해 생성해 낸 결과물이 한국어 사용자의 일반 상식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한다.
◇ 초거대 AI 혁신 아이템 발굴… 스타트업과 1조 달러 시장 공략
KT는 믿음 출시를 통해 기업전용 LLM 사업화, 새로운 AI 혁신 사업 발굴 등 B2B 시장에 집중한다. 이후 글로벌, 제조, 금융, 공공, 교육의 5대 영역으로 초거대 AI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스타트업 개방 생태계를 통해 초거대 AI 기반 비즈니스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는 기업전용 LLM 사업화에 ‘업스테이지’, 매스(Math)-GPT를 비롯한 교육 영역에선 ‘콴다’와 ‘에누마’, 기업용 업무 개인비서 영역에는 ‘비아이매트릭스’ 등 다양한 AI 스타트업들과 ‘믿음’을 활용한 AI 사업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국내 및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실제로 출시 이전부터 금융권, 지자체, 기업솔루션 등 100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에서 믿음을 활용하기 위해 KT와 사전에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날 설명회에선 KT가 기업은행에 믿음을 적용해 만든 신뢰도 높은 전문 상품지식 제공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22일엔 태국 자스민 그룹과 함께 국산 초거대 AI 믿음을 활용한 태국어 대형언어모델 구축 및 동남아 공동 사업화 협력 추진을 밝히며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시장은 2032년에 약 1조3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IDC에선 국내 AI 시장이 2027년 4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초거대 AI 시장은 세계적 빅테크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참여하며 급격한 디지털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며 “KT는 차별화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방하고 대한민국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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