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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은행 갑질” “서민복지 확대”…尹, 생생한 국민 목소리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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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02 08:50:19   폰트크기 변경      
각계각층 60여명 모인 비상경제민생회의…“정책 우선순위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각계각층 국민 60명이 모여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생생한 민생 고충과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을 경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진행했다고 김기흥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전했다.

20대에서 70대까지 고른 연령대에서 소상공인, 택시 기사, 주부, 대학생, 청년 직장인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국민들이 회의에 참석했다. 일부는 부산 등 지방에서 오기도 했다.

이번 회의는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국민은 늘 옳다. 책상과 사무실을 떠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현장 강조의 연장선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인 카페에서 개최됐다고 김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윤 대통령부터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참석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사회로 진행된 1회에서 첫 번째 발언은 부산에서 30년째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A씨가 시작했다.

A씨는 “매월 1일이 되면 가스요금이 오를지 걱정이 된다”면서 “어제도 30원 올라서 리터당 1000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3~4만 원 벌이에 비하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유가 보조금을 확대해 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카카오 택시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심하다면서 수수료를 카드수수료 수준인 1%대로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에 “세수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나라 살림을 알뜰하게 쓰면서도 쓸 때는 써야 한다”면서 “제일 중요한 게 민생 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는 지원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카카오 택시의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독과점 이론에 나오듯이 처음에 아주 낮은 가격으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버리는 이런 부도덕한 행태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김포에서 수산물 제조업을 운영 중인 B씨는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경영상 어려움으로 대출을 받아야 했는데 시중금리인 10~13%보다 훨씬 낮은 5.5%로 금리 혜택을 받아 현재 운영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신제품을 개발해 학교와 군 급식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모 은행에 가니 은행 자체의 규제가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고금리에 따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대환대출 프로그램을 더욱 실효성 있게 보완해 금융지원이 필요한 소상공인을 돕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면서 “우리 나라의 은행도 일종의 독과점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에 대한 은행의 문턱이 높다”면서 “기업 대출에 비해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채권이 더 안정적”이라며 은행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입장하며 참석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만둣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청년 상인들이 정부의 내수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최근에 동행 축제 등 소비자들의 전통시장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걸 체감하고 있다면서 전통시장 내 청년 상인들이 도약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영 장관은 “청년 상인이 최근 많이 늘고 있다”며 “그 덕분에 전통시장에 활력이 돈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청년 상인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도록 청년상인도약사업, 청년상인사관학교와 같은 맞춤형 사업들을 운영하고 있다”며 “내수를 살리기 위해 12월에 ‘동행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서울에서 전세 거주 중인 7년 차 직장인 D씨는 “어제 전셋집 이사를 했는데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해 도움이 많이 되었다”면서도 “대출 연장을 할 때 일부 상환이 없으면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사회초년생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또 “전셋집으로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가 어려웠다”며 “서민들의 전월세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D씨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윤 대통령은 금융위원장에게 정부의 정책자금의 금리가 올라가는 건 아닌지 묻고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해서 은행이 중간에서 부당하게 이윤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년, 서민들의 전월세 부담 완화를 위해 전세임대주택, 신축매입 임대주택 등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에 사는 E씨는 에너지바우처 지원에 관해 발언을 했다. 그는 “에너지바우처로 인해 겨울철을 잘 보낼 수 있도록 가스요금이나 전기요금이 오를까 봐 걱정을 계속하고 있다”며 “작년 겨울과 같은 도시가스 요금할인과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변에서 노인분의 경우 에너지 복지제도를 잘 몰라 지원을 못 받고 있다면서 상세한 안내와 지원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추 부총리는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겨울철 에너지바우처 지급액과 도시가스 할인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취약 계층이 빠짐없이 난방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절차를 개선하고 여러 방식을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 복지 지원제도를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중교통으로 매일 2시간 이상 통학하는 대학생 F씨는 “현재 알뜰교통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교통비 인상으로 부담이 여전하다”며 교통비는 대다수 학생과 직장인에게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이 되는 만큼 정부가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요청했다.

원희룡 장관은 “현재 알뜰교통카드가 반응이 아주 좋은데, 전국 단위로 확대해 청년층과 서민들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는 ‘K-패스’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많은 이용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있는 G씨는 “정부로부터 기초생계급여 수급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기초생활수급자이기 때문에 대출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그는 “가족원 중 일정 금액 이상 소득이 발생하면 모든 혜택을 못 받게 되는데, 국가에서 어느 정도 보완을 해 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천안에서 숙박업을 운영 중인 H씨는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예전에 쓰던 오래된 가전제품을 에너지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으로 바꿔 전기 절약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가 끝난 뒤 참석한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것이 정부의 재정 규모를 건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재정을 방만하게 쓰면 물가가 올라간다”고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어 “물가를 잡아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돈은 민간 분야에서 기업이 판단하고 투자를 통해 풀어야 국민소득과 연결된다”면서 “현재 고물가의 원인이 대외 여건에 있기 때문에 경제 외교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국민과 기업을 위해 50억 해외 시장 개척에 뛰어들고 있지만 서민들에게 바로 체감이 안 되고 시차가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재정이 아닌 시장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가 역대 정부보다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정이라는 것은 선거 또는 정치보다는 일단 국민을 먼저 위해야 하고,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게 국가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여러분들로부터 직접 살아있는 목소리를 들으니, 정책의 우선순위를 여기에 두고 추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단체사진을 찍으며 함께해 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정부가 따뜻한 겨울을 지낼 수 있다고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참석자들에게 무릎담요를 선물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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