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장관 “하마스 수장 반드시 제거”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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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인접한 가자지구 국경 지역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쏟아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오는 7일(현지시간)로 한달째가 된다. 한달이 지나기도 전에 1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며 가자지구는 ‘생지옥’으로 변한 상태다. 민간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례 없는 기습공격을 받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지 속에 ‘피의 보복’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한 상태다. 한 달간 이어진 전쟁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이미 지난달 말 1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1만2000명 선에 육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말 가자지구에 전차부대와 지상군을 투입해 본격적인 하마스 공격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28일 ‘전쟁 2단계’를 선포하고 무차별 공습과 포격을 퍼붓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지도자를 반드시 제거할 것이라며 주민들의 협조를 구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테러 조직의 수장인 아히야 신와르를 찾아 제거하겠다”며 “만약 가자지구 주민들이 그에게 먼저 도달한다면, 전쟁이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신와르의 행방 추적에 협조해 달라는 취지다.
이런 가운데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최근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에 위치한 하마스 정치국 소속 오사마 함단은 “하니예가 며칠 전 회담을 위해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니예의 이란 방문은 비밀리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미 하마스에 막대한 군사적 지원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이란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의 배후로도 지목된 상태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란이 하마스에 군사 훈련과 무기 및 자금, 기술 등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상황이 극한으로 치달으며 국제사회에서도 인도주의적 휴전 및 교전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 등과 만나 인도적 목적의 일시적 교전 중단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나치, 이슬람국가(IS) 등에 비유하며 휴전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과 만난 뒤 “우리 인질들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인 휴전(temporary ceasefire)’을 거부한다”며 인질 석방이 이뤄지기 전에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재차 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듯이 이번 전쟁이 길게는 1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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