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기고]AEC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 BIM의 역할과 가치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3-11-08 10:28:44   폰트크기 변경      

김선중 다쏘시스템코리아 기술 대표

건축ㆍ엔지니어링ㆍ건설(AEC) 산업은 유리, 콘크리트와 같은 새로운 재료의 등장과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같은 의사결정 이벤트(Compelling event)의 발생, 그리고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최근에는 AI(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드론 스캐닝, 3D 프린팅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고, 일부 기술들은 상업적 이용 가치가 입증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장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부가 업무로 여기는 실정이다.

표준 재료를 자르고, 바르고, 조립하여 상품을 만들어내는 AEC산업은 경험을 중시하는 장인의 기술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정량화할 수 없는 무형의 기술은 다양한 요구사항에 빠르게 대처할 수 없으며 기술의 접근성에도 한계를 지닌다. 디지털 기술은 이처럼 보수적인 AEC 산업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주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건축물의 전체 생애 주기에 활용되는 건설정보모델링(BIM)이 자리한다.

BIM은 단지 3D 모델을 통해 설계 품질을 검토하고 2D 도면을 뽑아내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예컨대 고도화된 설계 도구를 활용한 BIM은 파라메트릭(Parametric) 기법을 통해 객체 지향적(Object oriented)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실제로 프랑스 부이그 건설은 브릭(BRICK)이라는 템플릿을 제작하여 활용한다. 브릭은 자주 사용되는 건축물의 일부분을 통합한 일종의 복합공종 모듈이다.

이 모듈은 기하학적 형상의 수량 및 크기를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장 시공자의 경험에서 얻어진 노하우와 설치 방법론도 담고 있다. 객체의 유전적 본질(Type)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특성에 맞게 변형(Instance)하여 활용함으로써 설계 생산성과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파라메트릭 디자인의 기본 특성을 따른다. 부이그 건설은 프로젝트 팀과는 별도로 오프 사이클(Off-cycle) 팀을 통해 브릭을 개발ㆍ관리하고 있으며 여러 수행 프로젝트에 재사용한다.

더불어, BIM은 발주자와 설계자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AEC 산업에서 설계는 시공과 운영을 고려한 공학적 엔지니어링이 아닌, 허가 및 승인을 위한 도면 업무로 인식된다. 설계와 시공을 분리한 제도적 환경은 설계자로 하여금 품질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었고, 시공 단계에서 상세설계가 다시 이뤄지면서 이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발주자에게 전가됐다.

반면 버추얼 트윈 수준의 통합(Integrated) BIM 설계는 재료의 물리적 특성과 프로젝트의 제약 조건, 발주자의 요구사항을 사전에 반영함으로써 설계자와 발주자 사이의 간극을 줄여준다. 특히 설계, 성능 평가, 재설계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프로세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반영한 설계라는 새로운 프로세스로 변화된다. 이는 설계 품질을 높일뿐더러 궁극적으로 발주자가 초기부터 프로젝트에 관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이처럼 BIM의 가치를 높이려면 우선 BIM을 단순히 최종 납품용 데이터 제작 업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존의 2D 설계를 우선하면서 기계적으로 제작하는 3D 작업을 면적당 금액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에 의존하는 한 인식 전환은 더딜 수밖에 없다.

또 BIM 기술을 장려할 수 있는 적극적인 투자와 보상이 필요하다. 이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족스러운 결과물에 순응하거나 추가 비용을 지불할 확률을 크게 낮춘다.

다행히 최근 사전제작과 모듈화와 같은 상품화 개념이 주목받으면서 BIM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점차 인식되고 있다. 앞으로 BIM 기술의 유무형 가치가 올바르게 정착하여 AEC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김선중 다쏘시스템코리아 기술 대표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건설기술부
김민수 기자
kms@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