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새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희대(66ㆍ사법연수원 13기) 전 대법관이 자신을 향한 ‘보수 성향’ 우려에 대해 “한평생 법관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의 길을 걷고자 노력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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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된 조희대 전 대법관이 9일 안철상 선임 대법관을 접견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도착,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조 후보자는 9일 대법원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안철상 대법관과 면담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를 찾은 자리에서 ‘대법원의 보수 색채가 짙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대법원장 자리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난 이후 이날까지 46일째 비어 있다.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 전원합의체 진행은 물론, 새 대법관 인선 절차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그는 지명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깨가 무겁고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책을 맡기에 늘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한 차례가 아니라 수천, 수만 번 고사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사법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국민들에게 혹시 누를 끼치지 않을까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무유정법(無有定法)이라는 말이 있다. 정해진 법이 없는 게 참다운 법이라는 말”이라며 “예전에 대법관 취임사에서도 ‘우리의 두 눈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본다는 법’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2027년 6월 정년 도래로 6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간이 문제가 아니고 단 하루를 하더라도 진심과 성의를 다해서 헌법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조 전 대법관은 1957년 6월6일생으로, 대법원장 정년은 70세다.
이와 함께 조 후보자는 사법부의 우선 과제에 대한 질문에는 “당장은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 가서 사법부 구성원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앞서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새 대법원장 후보자로 조 후보자를 지명했다.
‘강골 판사’로 이름난 조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대법관에 임명돼 2020년 퇴임한 뒤 성균관대 로스쿨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써왔다. 대구지방법원장 재직 시절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 작성 사업을 펼쳤고, 사법부 발전에 헌신하고 국가ㆍ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2020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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