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국진 기자]대명종합건설의 계열사가 송무 담당 변호사를 해고한 것이 부당해고란 판결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대명종건 계열사인 하우스팬이 변호사 A씨의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창업주인 지승동 회장과 면접을 본 뒤 2021년 4월부터 하우스팬에 법무팀장으로 출근했지만 급여가 지급되지 않자, 항의했다. 이에 지 회장은 ‘일하기 싫은 모양이니 회사를 나가라’는 취지로 말했다.

A씨는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서면에 의하지 않아 위법하다’며 이를 받아들였다.

하우스팬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급박하게 처리해야 할 대명종건 계열사 법무 업무가 있어 이를 부탁한 것일 뿐, 실제 근로계약이 체결됐다고 볼 수 없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법원은 하우스팬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고 발언 수일 전에 지 회장이 월급을 주겠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도 ‘그냥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 가지고는 안 되고 또 다른 일을 하라’며 A씨의 근무태도를 지적한 것 자체가 구체적 지휘ㆍ감독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체 취지를 보면 지 회장이 A씨에게 구두로 해고 통지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서면통지를 인정할 자료도 없어 위법하므로 중노위의 재심판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하우스팬은 작년 지 회장의 아들인 지우종 대명종건 전 대표가 연루된 100억원대 탈세와 400억원대 횡령ㆍ배임 사건에 등장하는 회사다. 검찰은 작년 12월 이런 혐의로 지 전 대표를 기소하면서 그의 자녀들이 지분 상당 부분을 소유한 하우스팬에 대명종건의 자금을 부당 지원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지 회장으로부터 지 전 대표를 거쳐 3세까지 회사 지분을 편법 증여·승계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불법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김국진 기자 jinn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