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통합위험관리시스템 관리자 화면. 사진: 건설연 |
[대한경제=김민수 기자]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 이하 건설연)은 플랜트 시설물의 지진, 화재, 폭발, 유독물질 확산 등 재해 발생 시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통합위험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건설연 구조연구본부 연구팀(팀장 조정래 박사)이 개발한 이 시스템은 화재, 폭발, 지진이라는 세 가지 재난에 대해 확률론을 이용해 위험도를 평가해 사전 대비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개발된 기술은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확률론적 알고리즘인 베이지안 네트워크와 인공지능(AI) 기법을 활용한다. 산사태, 눈사태, 지진,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알람 및 복구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자주 사용되는 베이지안 네트워크는 여러 재해 영향 인자 간의 관계를 확률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활용해 플랜트 전체 시스템 및 하위 시스템의 위험도를 정량적으로 산정할 수 있다. 확산 평가의 경우 AI 기법을 기반으로 국내 지역 특성을 반영한 화학물질 확산 피해 모델을 구축하고 시스템에 탑재해 누출 사고 발생 시 플랜트 외부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확산 위험도를 빠르게 평가할 수 있다.
플랜트는 일반적으로 공정을 처리하는 설비와 구조물이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기존에는 플랜트에 대한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 외산 프로그램을 활용해 화재와 폭발 각각에 대해 독립적으로 위험도를 평가해왔다. 특히 지진의 경우 개별 건축 구조물에 대해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플랜트 위험도 평가 방법이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공정에 기반한 구조물 및 설비 간의 상관성을 고려하지 못하며, 전체 시스템에 대한 평가를 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 |
가스 플랜트 공정 흐름 모식도. 사진: 건설연 |
건설연이 개발한 시스템은 지진을 포함한 화재, 폭발, 확산 사고 등 플랜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재해에 대해 설비와 공정 간의 상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험도를 산정한다. 이는 플랜트 공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조물 및 설비 간의 상관관계를 기반으로 위험도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기존 기술과 차별성이 있다. 또한 평상시의 위험도와 지진 발생으로 인한 운영정지 상태의 위험도를 비교해 위험도 변화를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사고 발생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각 설비들의 위험도를 평가해 수치화하고 시각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치화된 위험도는 대소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시간 재해 대응 및 보수·보강 수립과 같은 의사결정 지원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플랜트 내부뿐 아니라 외부로의 확산 위험도도 평가할 수 있다. 사고 발생 지점을 중심으로 화학물질 종류, 누출량, 대기조건 등의 변수를 고려해 △불쾌감, 자극을 느끼는 농도인 ‘PAC-1’ △심각한 건강 손상이 발생하는 농도인 ‘PAC-2’ △생명의 위협 혹은 사망할 수 있는 농도인 ‘PAC-3’ 등 3가지로 위험도 수준을 구분한다. 도출된 위험도는 지도상에서 영역을 구분해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재해로부터 연계되는 누출 사고의 피해 규모를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있다.
![]() |
유독물질 유출 시 플랜트 외부로의 확산 위험도 평가 예시. 사진: 건설연 |
김병석 건설연 원장은 “도심지 내 플랜트 설비 및 시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안전한 시설물의 유지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개발된 기술을 통해 플랜트산업 전 주기에 영향을 미치는 안전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한방유비스, 건국대학교,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등 16개 기관과 함께 국토교통부가 지원하는 ‘시설물 안전 기반 플랜트 통합위험관리 패키지 기술개발(2021~2025, 주관 건설연)’ 연구 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김민수 기자 km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