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사진: HMM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HMM 인수전이 동원그룹과 하림그룹 간 2파전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인수에 따른 각 기업 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해운업황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고, HMM 인수가격이 5조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은 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동시에 선복량이 85만TEU에 달하는 글로벌 8위 해운업체다. 국가 수출입 화물 거의 대부분이 해운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해운산업은 국가산업 전반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HMM 인수 기업은 기존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 상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LX그룹이 발을 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HMM 인수전은 현재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이 중 동원그룹은 화물운송과 항만하역, 보관 등 사업을 영위하는 동원로엑스를 계열사를 두고 있다. 컨테이너 항만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도 보유 중이다.
HMM 인수를 통해 육상물류부터 해운운송까지 연결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하림그룹은 300여척의 선박을 운영하는 국내 1위 벌크해운사 팬오션을 거느리고 있다. 약 100척의 선박을 보유한 HMM 인수시 400여척의 선대를 거느린 초대형 국적선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또 팬오션의 벌크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심한 HMM 컨테이너 사업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HMM 인수가격이 최소 5조원에 달할 정도로 높지만 최근 해운시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 3분기 886∼1043으로, 지난해 동기(1922∼4203)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일단 4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 이벤트 화물은 3분기에 집중돼 물동량이 적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분쟁 등 불확실성 확대도 부담이고, 내년 신규 선박이 대거 투입될 전망이라 경쟁 심화도 우려된다.
다만 신규 선박 투입물량 만큼 노후화 된 선박이 철수하고, HMM이 견조한 실적흐름을 보인다는 점은 기대감을 키운다. 지난 3분기 HMM은 경쟁 선사들이 적자 또는 소폭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때 글로벌 최고 수준인 3.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전략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HMM 관계자는 “인수기업의 성격에 따라 투자속도 등에 차이가 날 순 있겠지만, 기존 사업ㆍ투자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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