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골ㆍ철근 부재 공장서 선조립…현장에선 콘크리트 타설만
기존 SRC공법 대비 시공ㆍ안전ㆍ경제성 우수…건설신기술 제970호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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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정회훈 기자] SRC(철골철근콘크리트)기둥에서 뼈대가 되는 철골ㆍ철근 부재를 공장에서 선조립하는 공법이 건설신기술로 인증받았다.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공이 용이하고 안전ㆍ경제적 측면에서도 월등하다는 평가다.
14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씨지스플랜(대표 김형섭)의 ‘원호 형상의 90도로 절곡된 라운드 앵글과 띠철근을 이용한 선조립 합성기둥(FAC 기둥)’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신기술 제970호로 지정됐다.
동원건설산업ㆍ성지제강ㆍ대익이엔지 등과 공동개발한 신기술은 앞서 특허를 받은 ‘라운드 앵글 및 철근을 이용한 선조립 기둥(등록번호 10-1512946)’과 ‘리브 라운드 앵글 및 철근을 이용한 선조립 기둥 및 그 제조방법(10-1661542)’을 토대로 한 것이다.
신기술은 SRC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철골을 중심부에서 외곽부으로 이동시키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통상 SRC구조는 H형강을 단면 가운데 두고 외곽부에 주철근을 심은 뒤 띠철근을 두르는 방식으로 뼈대를 만든다. H형강 위주로 만들다 보니 현장 배근이 불가피하다.
반면 신기술은 철골을 H형강 대신 ‘ㄱ’자 형태로 절곡된 앵글을 만들어 4면(사각기둥)의 모서리로 배치한다. 이어 앵글과 앵글 사이에 주철근을 심고 띠철근을 두른다. 기둥 단면으로 보면 철골ㆍ철근 등 핵심 부재가 모두 가장자리에 둘러 있고, 내부는 뻥 뚫려 있는 셈이다.
김형섭 대표는 “강재(철골)를 기둥 단면의 외곽부로 배치하면 내력(휨강도)이 높아진다. (FAC기둥은) 같은 강재량의 경우 기존 H형강 SRC구조 대비 내력이 뛰어나고, 같은 내력 수준이면 강재를 덜 쓸 수 있다”면서, “내부가 비어 있어 콘크리트 타설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공사비 절감으로 연결된다.
시중에는 절곡 앵글을 사용하는 유사공법(형강앵글)이 존재한다. 그러나 유사공법의 절곡 부분이 직각인 반면 FAC기둥은 절곡 부분을 둥글게 처리해 띠철근을 두르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신기술 명에서 ‘원호 형상’이라 칭한 이유다. 김 대표는 “앵글이 직각이면 띠철근을 두를 때 용접을 아무리 많이 해도 직각 부분에서 탈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반면 라운드 앵글로 된 FAC기둥은 띠철근 탈락이 거의 없고 용접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FAC기둥의 장점은 무엇보다 공장에서 선조립한다는 점이다. FAC는 ‘Forming Angle Composite’의 약자로, 성형된 앵글 합성물을 뜻한다. 앵글ㆍ주철근ㆍ띠철근 등 기둥의 모든 강재를 공장에서 조립한다. 기둥거푸집(고강도 콘크리트 판넬)까지 선조립할 수 있어 현장에서는 별도의 배근이나 거푸집 작업 없이 콘크리트 타설만 하면 기둥이 완성된다. 현장 작업을 최소화하기에 일반 SRC기둥 대비 30%,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공법 대비 15% 정도 공사기간을 단축시킨다. 그만큼 안전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FAC기둥은 앵글을 한번 절곡한 1단과 ㄱ자의 양 끝단까지 절곡한 3단 등 2가지로 나뉜다. 3단 절곡 앵글은 1단보다 내력이 더 강하다. 물론 1단이나 3단 모두 대한건축학회ㆍ건축구조기술사회 등으로부터 압축ㆍ휨ㆍ내진성능 및 내외부 접합부 인증을 기준 이상으로 받았다.
FAC기둥은 신기술 지정 이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여러 현장에 적용됐다. 인천 신흥동 물류센터, 평택 고덕 지식산업센터, 마곡 이랜드 글로벌 R&D센터, 화성 삼성전자 데이터센터(HPC센터), 음성 국립소방병원 등 실적만 120여곳을 자랑한다.
김형섭 대표는 “FAC기둥은 라운드 앵글을 활용하기 때문에 부재 크기에 제한이 없고 다양한 용도의 건물에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FAC기둥뿐 아니라 우리 회사의 또 다른 선조립 시스템인 CG합성보 및 슬래브(SS데크플레이트)와 함께 적용한다면 (일반 SRC공법 대비) 전체 골조공사의 공사비를 15% 절감하고 공사기간도 20% 단축시킬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FAC기둥에 CG합성보ㆍSS데크플레이트를 함께 쓴 현장은 200곳을 넘는다.
정회훈 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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