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더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 방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불법 공매도 문제를 더이상 방치하는 것은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어렵게 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입힐 뿐 아니라, 증권시장 신뢰 저하와 투자자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주부터 불법적 시장교란 행위를 막고 우리 주식시장과 1400만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또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우리 증권시장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은 우리 증권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개인투자자를 보호하는 해결책을 철저하게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민생 행보’ 강행군을 언급 “국민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들으니까 문제들을 더 적극적이고 더 신속하게 풀어드려야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며 “대통령실과 각 부처도 소상공인, 자영업자, 현장 노동자, 학부모 등이 계시는 292곳의 민생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숫자와 통계를 보고 아는 것, 또 언론 보도와 직원을 통해서 보고받고 들어서 전문으로 아는 것과 직접 현장에서 만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라며 “저와 우리 정부는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공매도 금지 조치와 함께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환수 면제 및 전력 요금 동결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GTX-A 조기 개통 △K-패스 도입 추진 △김장재료 2만1000t 공급 및 국산 농수산물 최대 30% 할인 등을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으로 소개했다.
아울러 “최근 고금리 여파로 어려워진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자금 사정은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현재 374개 사가 참여하고 있는 ‘납품대금 연동제’에 모든 원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경제단체들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고금리로 자금 예치 이익이 커짐에 따라 납품 대금 미불이 늘어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관계부처들은 협력해서 납품 대금 지급이 지연되지 않도록 현장 감독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윤 대통령은 또 지난 3월 발의된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특별법’과 관련해 “지금도 30년 전에 머물러 있는 노후 도시를 미래 도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법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거점 신도시 등 전국의 많은 국민들께서 법 제정을 애타게 기다리고 계신다”며 “늦었지만 어제 야당도 특별법 제정에 동의하신 만큼,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이 연내에 꼭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 적극적인 논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지역 경제와 지역 상권의 어려움도 더이상 외면할 수 없다”며 “생산인구 감소에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영 악화와 지역경제 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 상권을 재건해 사람이 찾아오는 특색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며 “민간이 창의적인 발전 전략을 기획하고, 지역 정부가 ‘지역상권 발전기금’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역상권법’ 개정에 각별한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한국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사회적 대화 복귀 입장을 환영하고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사는 법치의 토대 위에서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16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언급 “수험생 여러분은 지금까지 준비해 오신 역량을 자신있게 최대한 발휘하시기 바란다”고 응원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시작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순방과 관련 “이번 회의는 세계의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지경학적 변동이 교차하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열린다”며 “세계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회원국의 정상들이 한데 모이는 이번 회의에서 공급망 다변화와 무역, 투자 확대와 같이 우리 경제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지는 영국 국빈방문에 대해선 “정상 간 합의문서인 ‘한-영 어코드’를 채택하고,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다층적으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우리 기업의 영국 진출 확대와 첨단 산업 공급망, 영국과의 과학기술 협력을 중심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 방문에 대해 “2030 엑스포 최종 투표가 이뤄질 파리에서 각국 BIE 대표들을 직접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