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마지막 공공건축 대어… 연내 발주 채비
전북대병원 이어 서울대병원 이달 중 발주
공사비 증액됐지만, 업계 여전히 '냉담' 한 반응
배곧서울대병원 조감도 / 이미지 : 서울대학교병원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2090억원 규모의 ‘군산전북대학교병원’에 이어, 4300억원 규모의 ‘배곧서울대학교병원’ 건립공사가 이르면 이달 안에 발주된다. 오랜만에 나온 대형 공공건축사업이고, 자재비 인상분을 반영해 공사비가 당초 책정 금액보다 크게 증액된 만큼 건설업계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두 사업 모두 유찰 위험이 매우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6일 조달청에 따르면 설계시공일괄(턴키) 방식의 ‘배곧서울대학교병원 건립공사’에 대한 기술검토를 마치고 발주 채비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달 안에 공고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9일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발주된 ‘군산전북대학교병원 건립공사’에 이어 2건의 병원 공사가 연이어 발주되는 셈이다. 두 병원의 수요기관인 서울대학교병원과 전북대학교병원은 모두 내년 3월 안에 계약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건설경기 침체 속 간만에 발주된 대형 공공건축 사업임에도 건설업계의 반응이 생각보다 냉담하다는 점이다. 일단 병원건설 실적을 갖고 있는 건설사들이 현재까지는 대부분 입찰 참여에 부정적인 의사를 전달했다.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추진하는 ‘배곧서울대학교병원 건립공사’는 이미 앞서 지난 2월 한 차례 유찰된 바 있다. 공사비 부족을 이유로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를 제출한 건설사가 한곳도 없었던 탓이다.
당시 책정된 추정사업비는 3781억원. 그러나 이는 병원 규모를 감안했을 때 ‘터무니 없는 공사비’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평가였다.
사업은 경기도 시흥시 배곧동 248 일원에 지하 1층, 지상 12층, 연면적 11만7338㎡ 규모의 종합병원을 신축하는 내용인데, 수요기관인 서울대학교병원가 4차 산업 기술 접목을 요구하며 공사 스펙도 상당히 올라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2월 발주 당시 입찰 참여를 검토했던 A건설사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측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모두 맞춰서 적정 공사비를 산출해 보니, 사업비가 최소 30% 이상은 증액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업계가 예상하는 ‘배곧서울대학교병원’의 적정 공사비는 약 4900억∼5000억원이다. 재유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측이 부랴부랴 공사비를 4300억원으로 증액했지만, 업계 요구치에는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인 셈이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공사비 증액과 함께 서울대병원의 요구 스펙도 상당히 완화됐다. 불필요한 스펙은 이번에 모두 삭제된 만큼 건설사도 사업 참여 여부를 다시 한번 검토해 볼 만하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군산전북대병원 조감도 / 이미지: 전북대학교병원 |
〈대한경제〉 확인 결과 대형 병원 공사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는 현재까지 배곧서울대병원은 물론이고, 군산전북대병원 공사에도 입찰 참여 거부 의향을 밝혔다.
B건설사는 “우리 회사는 아직 검토 중이긴 하지만, 두 공사에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이 내려질 것 같다”며, “최근 2년 사이의 건설자재 및 인건비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전북대병원 공사도 회사 기준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달청은 이미 유찰사태를 겪었던 ‘배곧서울대학교병원’의 재유찰을 피하기 위해 상당히 고심하는 분위기다. 일단 입찰안내서가 공개되면 건설사의 참여 판단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기술제안입찰 방식의 ‘군산전북대병원 건립공사’의 입찰 마감은 내년 2월15일이다.
최지희 기자 jh606@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