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세 정림씨엠건축 대표이사가 19일 <대한경제>를 만나 창립 2년차를 맞이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사진=안윤수 기자 |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내년 설립 57년차인 정림건축에서 분리돼 창립 2년차를 맞는 정림씨엠건축(이하 정림CM)은 서울 영등포로 본사를 이전합니다. 새 본사에서는 정림CM의 CM 서비스를 한층 더 발전시켜 정림CM을 다시 찾는 발주처, 나아가 ‘고객’을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방명세 정림씨엠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사진)는 19일 <대한경제>와 만나 내년 분사 2년차를 맞이한 각오를 이같이 말했다.
방 대표는 1990년 정림건축 공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올해로 34년차 ‘정림맨’이다. 입사 이래 약 20년간 설계ㆍ기획 분야를 담당했던 그는 2005년 정림건축의 주거시장 진출, 2009년 CM 시장 진출을 진두지휘 했다. CM 수주 기반이 없었던 과거 정림건축의 신사업 부문을 이끄는 것은 회사뿐 아니라 그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2018년부터 정림건축의 CM 부문을 총괄했던 방 대표는 올해 1월2일자로 정림CM이 창립되고 정림건축에서 분사하면서 초대 대표에 올랐다.
방 대표는 “정림건축의 CM 분야 이력을 되돌아보면 CM본부 개설, CM부문으로의 승격 그리고 정림CM의 창립과 분사”라고 조직 성장 과정을 설명했다.
분사 배경으로 그는 “건축ㆍ설계 산업에 예속됐던 CM 산업은 최근에는 건설 프로젝트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그 중요성과 시장 규모가 설계 산업의 시장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정림의 경영단과 이사회는 더 이상 설계와 CM 영역을 ‘한바구니’ 안에서 운영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정림CM의 창립과 분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림CM의 강점은 결국 ‘정림’이라는 브랜드라고 방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정림건축은 기획, 설계, 시공, 사후 관리 등 건설 분야 전 프로젝트에 걸쳐 축적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 자산은 정림CM의 큰 자산”이라며 “정림건축 설계 부문과의 협업 역시 분사 이전보다 더 강화돼 프로젝트 수주부터 건축 상세정보까지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창립과 분사 1년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올해 성과로는 “분사 2년차의 성공적 안착과 확장하는 산업 분야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기술 조직을 전담화한 것”을 꼽았다.
방 대표는 “2018년 당시만 하더라도 정림건축 CM 분야 매출은 PQ(사전 적격성 평가) 기반의 주택 감리용역 매출에 의존하고 있었다”며 “이후 지속적으로 고기술력ㆍ고부가가치의 CM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면서 민간과 공공 부문 수주 확대를 위해 노력했고 현재는 민간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으로 확장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ㆍ주택 분야에서도 수주를 지속하면서 ‘공공ㆍ민간ㆍ주택’이라는 3개의 축이 골고루 정림CM을 지탱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덕분에 올해 같은 경기 불황에도 정림CM은 연초 매출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M 기술력 강화 역시 방 대표가 역점을 둔 부분이다.
그는 2년전 정림건축 내 기술연구소를 CM 별도의 연구소로 발족한 데 이어 올해 5월 연구소를 정림CM의 기술본부로 승격시켰다. 이전까지 크게 ‘수주-운영’ 2개 본부로 나눠졌던 조직을 수주ㆍ운영ㆍ기술 등 3개 본부로 개편했다.방 대표는 “고객 니즈에 대한 선제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직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구글을 비롯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들이 활용하는 경영기법 ‘OKR(목표 및 핵심 결과지표)’도 도입해 3년째 운영하고 있다.
OKR은 조직적 차원에서 목표(objective)를 설정하고, 팀과 개인이 결과를 달성하고 이를 일정 기간마다 평가한다. 팀과 개인 입장에서도 주어진 기간 내 달성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면서 실제 목표 달성률이 향상돼 회사 입장에서는 효율적인 성과관리가 가능한 기법이다.
방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CM 회사가 갖고 있어야 한다”며 “설계 등 프리콘 영역부터 원가ㆍ공정 분석 역량을 강화했고 BIM(빌딩정보모델링), AI(인공지능), 드론 건설 프로젝트에 도입되는 혁신 기술을 상용화해 CM 현장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기술력이 뒷받침돼야만 기존 고객은 물론 이른바 BBC(반도체·배터리·바이오)라고 일컫는 신성장 산업에서 파생되는 건설 프로젝트 CM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전 관리에 대한 투자 역시 방 대표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는 기술 연구 본부 산하에 안전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정림CM이 관리하는 현장에 안전 게시판을 운영하고 CM 업계 안전협의체 창설 등을 주도하는 등 안전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림CM이 참여하고 있는 국내 110여 개의 건설 프로젝트 현장을 11개 거점(거점당 10개 현장)으로 나눠 운영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건설업계의 이슈인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공사비 급등 이슈로 발생하는 발주처와 시공사 간 갈등을 중재하는 데도 CM 기술력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방 대표는 “정림CM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었고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CM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정한 원가, 발주방식, 공사방식 등을 고객에 제공해 시공사와 고객간 거리를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역할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앞으로 더 커질 것이기에 원가 분석 등 기술력에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게 방 대표의 지론이다.
분사 2년차인 내년에는 고객사들이 정림CM의 서비스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방 대표는 “정림CM은 함께 일하는 회사ㆍ기관을 ‘발주처ㆍ건축주’가 아닌 ‘고객’으로 표현한다”며 “고귀한 손님을 대하는 마인드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명칭 뿐 아니라 관점도 고객의 입장으로 바꿔 현장의 솔루션을 제시하고, 이에 만족한 고객이 다시 정림CM을 찾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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