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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8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인요한 혁신위원장./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17일 국민의힘 혁신위원들을 만나 “대통령, 권력자 주변에서 그 권력을 독점하고 향유한 사람들이 몸을 던져야 한다. 당을 위해서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과의 비공개 면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권력은 국민에게 져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당 지도부,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그룹에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요구한 혁신위가 당사자들로부터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데 대해선 “지난 5년간 너무나 나라를 망쳐놓은 것을 2∼3년 만에 빨리 바로잡겠다는 급한 마음에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이 국민에게 오만하게 보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인 위원장에게 “‘제일 중요한 건 정당 민주주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고,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는 공천권을 국민한테 돌려드리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거기서 나온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길 수 있는 선거를 공천 잘못해서 선거에 지고, 당은 분열되고, 이런 일을 4년마다 겪어왔다”며 “이번 혁신위는 정당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는 상향식 공천에 초점을 맞춰 당에 권고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찬 광복회장도 김 전 대표에 이어 혁신위원들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인 위원장을 “개혁적 보수의 상징”이라고 한껏 치켜세우며 힘을 실어줬다.
이 회장은 혁신위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 인선을 굉장히 잘했는데 힘을 안 보내주면 안 된다”며 “힘을 보태줘서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당에서 특별히 배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의 ‘친윤 의원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선 “대통령하고 가까운 사람을 찍어서 공격하는 건 아니고 당을 전반적으로 혁신적인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규모 지지자 모임에서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한다고 밝힌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괜히 인 위원장이 얘기한 것에 반발해서 버스로 동원해 자꾸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선거를 위해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회장은 국민의힘의 당내 상황과 관련해선 “과감하게 중도 보수의 길로 가라”고 조언하면서 “국민 입장에선 ‘당내 문제는 너희 문제’고, 국민들은 중원에 너희들이 나와서 경쟁하는 걸 바라고 있다. 그런 게 잘 안 이뤄지는 것 같아 충고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혁신위원들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역사관 문제에 대해 질문했다고 언급한 뒤 “홍범도 장군 문제는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일”이라며 “안보를 한다면서 왜 적을 자꾸 만드느냐. 고려인들 50만을 다 적으로 만드는 이게 과연 현명한 정책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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