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올해 미국에서 열린 ‘제30차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는 한국-미국-일본 삼각 공조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APEC 기간 한미일 정상 회동이 별도로 이뤄졌고, APEC과는 별도로 첨단기술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글로벌 위기 속 해법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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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회동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
△ 바이든 “尹ㆍ기시다 덕분”
18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미일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결속력을 과시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한미일 정상은 지난 8월 미 워싱턴DC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손을 맞잡았다. 3자간 실질적 대화는 없었지만 한미일 공조 의지를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날 기념 촬영 후 비공개 회동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덕분에 짐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APEC 폐회식에선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정상은 이번 APEC을 계기로 열린 미 주도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정상 회의’에도 함께 참석해 공급망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APEC과 별도로 미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좌담회에선 첨단기술 협력 방안도 의논했다.
윤 대통령은 APEC 기간 기시다 총리와는 수시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올해만 7번째로 정상회담도 가졌다. 양국 협력의 동력을 이어가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스탠퍼드대 간담회에선 수소 분야와 스타트업 협력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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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공동 취재 |
△ 尹, 경제 외교 ‘광폭 행보’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 위기 속 우리나라의 역할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 창조’를 주제로 한 회의에서 기후ㆍ지정학적 위기 등 속에서 APEC이 모색할 방향을 제시했다.
무탄소 에너지 활용, 친환경 이동수단 전환, 기후 격차 해소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역할과 기여를 설명했다. 아울러 국제 사회가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규범 기반의 질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외교에도 공을 들였다. 실리콘 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책임자(CEO) 서밋’에 참석해 팀 쿡 애플 CEO 등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 빅테크 기업 CEO 등 120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세계 경제 연결성’을 강조하며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APEC의 최우선 협력 과제로 추진해갈 것을 제안했다.
쿡 CEO가 “한국 도움이 없었으면 애플은 현재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향후에도 한국의 역량 있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과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CEO 서밋에 참석하기에 앞서 실판 아민 제너럴모터스(GM) 수석 부회장, 앨프리드 켈리 비자 회장 등과도 회동했다. 아민 부회장은 “한국에서 생산을 계속 늘려가겠다”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APEC 기간 틈틈이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베트남 등 각국 정상을 접촉하며 ‘2030 부산 세계 박람회(부산 엑스포)’ 지지도 호소하는 한편, 북ㆍ러 군사 협력에 맞서 공조 필요성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2박 3일간 APEC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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