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도 비판 가세…“청년에 사과해야”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내년 총선에서 2030 세대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현수막을 두고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현수막에 담긴 문구 등이 청년을 비하하는 것이란 지적이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1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7일부터 총선을 앞둔 현수막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2030 세대 위주로 진행했다던 이번 현수막에는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의 글귀가 실렸다.

당내에선 이 같은 문구가 청년을 비하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이날 논평을 내고 “당의 설명대로라면 민주당은 청년 세대를 정치와 경제에 무지하고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인식한다는 뜻”이라며 “충격적인 당 현수막에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맥락도 없고 논리적이지도 못한 어설픈 홍보기획을 해명하려다 더 큰 비난을 자초한다”며 “총선기획단은 즉각 대국민ㆍ대당원 사과를 하고 해당 프로젝트 의사결정 책임자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다 거액의 가상자산 거래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도 전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표현이 진중하지도 않고 위트 있는 것도 아니다”며 “시안 메시지에 전혀 공감이 안 된다”고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비판에 가세하며 더불어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 세대와 함께 고민하고 아픔을 나눌 생각도 없이 청년 무시의 의미가 담긴 이해하기 힘든 문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 세대를 무지한 세대, 이기적인 집단, 노력 없이 결과만을 바라는 세대로 비하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어 “현수막을 보면 2030 세대는 불쾌감만 느낄 것”이라며 “국회 다수당답게 좋은 정책을 선보이고, 청년을 무지성한 세대로 비하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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