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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공군1호기 편으로 귀국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박4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18일 늦은 밤 공군 1호기 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대기 비서실장 등 마중 나온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뒤 공항을 떠났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일정에서 공급망 등 역내 연결성 강화와 기후위기 대응, 디지털 규범 정립 등에 목소리를 높이며 우리나라의 ‘글로벌 책임외교’를 재차 부각했다.
빠듯한 일정에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별도 회담과 만남을 갖는 등 한층 더 굳건해진 3국 신공조 체제를 과시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17일 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 ‘리트리트(retreat) 회의’에서 글로벌 복합 위기 속 다자무역체제 복원, 역내 공급망 연계성 강화, 디지털 윤리 규범 정립을 위한 우리나라의 역할 및 APEC 협력 필요성 등을 역설했다.
앞서 15일 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 행사 기조연설에서는 ‘연결성 강화’를 키워드로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회원국들이 △교역·투자와 공급망 △디지털 △미래세대 등 3대 분야에서 연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6일 APEC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기후위기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대한민국은 무탄소 에너지 활용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마트 모빌리티가 확산되도록 특별 이니셔티브를 수립하자고도 회원국들에 제안했다.
이번 일정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끈끈해진 관계를 드러낸 행보다. 윤 대통령은 16일 올해 들어 7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17일에는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한일·한미일 첨단기술 협력 관련 좌담회에 함께 참석했다. 이는 한일 정상 최초의 제3국 공동행사 개최다.
한일 정상은 이번 일정에서 스타트업과 수소 협력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으며, 양국의 문화·인적교류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두 정상은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정상회의 후 별도 회동을 갖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덕분에 짐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첨단 기술 협력 파트너는 나와 군사적, 정치 시스템, 이념 가치에 있어 100% 가까이 신뢰할 수 있는 관계에서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라며 “그 관계가 한미일이라고 3국 정상이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놓고 이목이 쏠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은 회의 도중 3~4분 가량 짧은 환담을 하는 것에 그쳤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에 총력을 쏟으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와의 일정은 후순위로 밀린 탓으로 분석된다.
일중 정상회담은 성사됐지만 이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중국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등 시급한 현안이 걸려있는 일본이 보다 절실하게 나섰기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국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회담하고 돌아가는 게 더 좋은 지 판단 기준에 달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역시 우리와 관계 개선이 필요한 만큼 우리가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19일 별도의 일정을 가지지 않고 국내 주요 현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논의한 뒤 20일 영국·프랑스 순방길에 다시 오른다.
특히 지난 17일 발생 이후 이틀째 지속되고 있는 전국 행정망 마비 사태에 대해 곧바로 보고 받고 대응책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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