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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건설엔지니어링 영업정지의 굴레…과잉 규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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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22 05:00:19   폰트크기 변경      
영업정지 처분 받고도 PQ 감점…입찰참가자격제한 감점 기준은 폐지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 A엔지니어링사는 건설기술진흥법(이하 건진법)에 따른 영업정지 4개월 처분을 받은 뒤 관련 소송을 거쳐 과징금으로 이를 대체했다. 하지만 영업정지 처분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진 못했다. 입찰 시 PQ(사업수행능력) 평가에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기간 만큼 매월 0.2점 감점이 적용돼 수주 전선에 악영향을 끼쳤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설엔지니어링 업체가 향후 입찰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받는 것은 ‘과잉ㆍ중복 규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입찰참가자격제한에 따른 PQ 감점은 폐지된 반면, 영업정지에는 다른 기준이 적용돼 정책적 일관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이다.

2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기술진흥법에는 건설공사 등의 벌점관리기준에 따라 입찰참가자격제한이나 영업정지 등 처분을 받은 경우 벌점을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미 행정적 처분을 받았는데,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이중 규제나 다름 없다는 것을 관련 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건설엔지니어링사업자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기준(이하 PQ 기준)은 이런 규정과 결을 달리한다.

관련 기준에 따른 세부평가항목 및 배점을 보면, 신용도 부문에 최근 1년 간 영업정지를 받은 기간을 합산해 합산기간 1개월마다 0.2점씩 감점하도록 돼 있다. 관련 법에 따라 영업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체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영업정지 처분이 끝나거나 과징금으로 대신해도 입찰 과정에서 그에 따른 불이익이 계속되는 구조다. PQ 감점은 곧 벌점과 다를 바 없는 만큼, 관련 기준은 상위 법령인 건진법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건진법 상 벌점을 받으면 PQ 평가에서 0.2~5점 감점이 되는데, 이는 곧 벌점이 PQ 감점을 의미한다는 것”이라며 “영업정지 등 처분을 받은 뒤 다시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중복 제재이자 영업정지의 연장과 같은 효과”라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0년 PQ 기준을 개정해 입찰참가자격제한에 따라 부과했던 감점 기준을 폐지한 바 있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국가계약법 계약예규를 개정한 기재부와 발을 맞춘 것이다.

당시 기재부는 입찰참가자격제한을 받은 업체에 대해 제한기간 만료 후에도 PQ 감점을 당하는 규정을 폐지해 부정당업자에 대한 과잉 제재 소지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을 받았던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는 영업정지와 달리 PQ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입찰참가자격제한과 영업정지는 영업활동을 제한하는 측면에서 유사한 행정처분으로 볼 수 있다. 단지 입찰참가자격제한은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을 토대로 하고, 영업정지는 건진법에 근거한다는 차이를 보일 뿐이다.

한 엔지니어링사 고위 관계자는 “소수점 단위로 PQ 순위가 판가름나는 입찰 현실을 감안하면, 영업정지에 따른 감점은 큰 타격”이라며 “정부가 앞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입찰참가자격제한에 대한 감점제를 폐지한 만큼, 영업정지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게 관련 규정 체계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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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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