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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임성엽 기자] 국가 행정전산망이 먹통이 된 초유의 사태가 17일 발생한 가운데 사태 발생 불과 5개월 전에 ‘전자정부’ 유공자라며 포상잔치를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강국, 글로벌 전자정부 강국이란 위상과 성과에 취해 총체적 관리감독 부실을 야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6월23일 ‘제6회 전자정부의 날’을 개최하고 전자정부 유공자 포상을 했다.
포상자 명단을 보면 이번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들이 포함됐다. 우선 훈격 최고등급인 훈장을 받은 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원장은 디지털정부를 선도하는 고품질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제공을 위해 끊임없는 업무혁신, 신기술도입, 소통, 협력 강화로 정부 데이터센터 위상을 높인 점을 공적으로 인정 받았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으로 17일 먹통이 된 ‘정부24’, ‘새올’ 서버와 네트워크 등을 총괄하고 있다. 사상 초유 전산망 먹통 사태를 빚은 주무기관이다.
행안부 전산사무관과 한국지능정보사회 진흥원 팀장도 정보자원 통합, 디지털 정부혁신 등 전자정부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전자정부의 날 기념식은 전자정부 우수성과 편리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2018년부터 매년 6월24일에 열리고 있다.
당시 한창섭 차관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리매김한 전자정부는 이제 디지털플랫폼정부로의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행정전산망이 세계 최고라고 자평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주민등록등본 서류조차 떼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국가 전산시스템 마비가 하루 이상 장기화한 사례는 2002년 전자정부 시스템 출범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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