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갈림길 선 주택시장] 현금부자 '신고가'·영끌족 위축 '하락세' 뒤섞인 주택시장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3-11-22 05:00:32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하면서 매수심리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국 주요 지역의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어 2차 하락의 시작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모습이다. 가계대출 억제와 고금리 기조 등으로 대출을 제한된 '영끌족'이 주춤하면서 전체 거래량이 낮아졌지만 현금부자들의 '똘똘한 한 채' 수요는 여전한 상황이다. 현금부자와 영끌족간의 양극화 격차가 만드는 혼조세라는 지적이다.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꺾일까

21일 서울부동산정보과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2219건으로 9개월만에 2월 수준(2454건)으로 되돌아갔다. 지난 3~9월, 6개월동안은 3000건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달에는 2200건대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수백건 수준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거래량이 회복되지 않으면 주택시장 회복세를 말할 수 없는 만큼 거래량 위축에 따른 하락 가능성을 내비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11월도 아파트 매매건수가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이달 들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이 시행되면서 영끌족들의 매수심리가 꺾였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평균 4% 중반대인 만큼 연봉 1억원 기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적용시 대출 최고 한도는 6억8000만원이다. 매월 원리금만 327만원 납부해야 하는데, 실수령액 650만원 안팎 중 절반을 대출 원리금으로 지출하는 것이다. 게다가 50년 만기 주담대로 제한되고, 특례보금자리론도 거의 소진된 상태다.

이렇다보니 대부분 대출을 활용해 주택을 매수하는 영끌족들이 주택시장에서 주춤하자 매물만 많아지고 수요가 없는 '거래절벽' 현상이 다시금 빚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서울 잠원동의 '잠원신화' 아파트는 지난 4월 전용면적 84㎡ 기준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2021년 16억4500만원에 매수한 집주인이 대출 부담 등으로 다시 팔아버린 것이다. 매각 차익은 500만원 수준인데 취득세와 공인중개사무소 복비 등을 고려하면 손해나 마찬가지다.

이같은 영끌족들이 토해내는 매물 등으로 인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의 빅데이터 분석에서 지난 17일 기준 52만5727건의 역대 최다 매물이 등재됐다. 경기도가 14만2796건으로 가장 많고, 서울도 7만8519건에 달한다. 이어 부산 5만2142건, 인천 3만2922건, 대구 3만8206건, 경남 3만1734건, 충남 2만2615건 등 순이다.

영끌족의 사정과는 반대로 신고가를 연일 쏟아내는 강남 지역의 고가 아파트들은 현금부자들의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고 있다. 아파트투미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 강남3구의 신고가 가구수는 66가구로, 지난 1월(14가구)보다 5배 이상 늘었다. 노도강 지역도 재건축 예정 단지를 중심으로 1월(3가구)보다 더 많은 21가구의 신고가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지방 지역도 양극화 격차 벌어진다

지방 지역도 중심지와 외곽 지역간의 차이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아파트투미 통계를 보면 부산 해운대구 지역의 신고가 거래는 지난 10월 13가구를 기록하며 지난 1월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분양 무덤지역인 대구 지역은 수성구 등 주요 지역만 신고가를 나타내고 있지만 수성구 마저도 6월 11가구에서 10월 6가구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지방의 경우 수도권보다도 매물 적체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구를 포함한 지방 도시들에 최근 몇 년간 초과공급이 되면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많은 데다 구축 매물까지 쌓이고 있어서다.

그나마 외지인 등 투자수요가 몰리는 지방지역은 이같은 하락세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매매거래현황'을 보면 지난 1~9월까지 외지인의 지방 아파트 매수 상위는 충남, 경남, 충북 순이었다.


김현희 기자 maru@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프로필 이미지
금융부
김현희 기자
maru@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