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정부 통신비 인하 압박에… 뒷걸음질치는 5G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3-11-23 15:38:58   폰트크기 변경      

사진:연합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한때 통신업계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던 5G(5세대 이동통신)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5G 가입자 증가 추이가 사실상 정체된 상황에서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까지 거세지자 통신사별로 5G 관련 투자를 줄여가는 분위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이날부터 5GㆍLTE 교차 가입을 허용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단말 종류에 상관없이 원하는 요금제에 가입해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예컨데 5G 단말 이용자가 기존에는 최소 4만9000원(8GB)의 5G 요금제에 가입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3만3000원(1.5GB)이나 4만3000원(2.5GB) 등의 LTE 요금제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월 50GB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LTE 단말기 사용자 역시 기존에는 6만9000원(100GB) LTE 요금제에 가입해야 했지만, 이제부터는 6만4000원(54GB)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어 5000원을 절감할 수 있다.

SKT의 5GㆍLTE 교차 가입 허용은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다. KT와 LG유플러스도 교차 가입제 시행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전에도 가계비 부담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통신 3사에 저가 요금제 출시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정부가 이번 방침을 발표하기 이전인 지난 10월, LG유플러스는 5G 데이터 저용량 구간을 촘촘하게 나누고 이용자가 데이터를 사용한 만큼만 내는 ‘너겟’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통신업계는 정부의 거듭된 요금제 인하 압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계비 완화를 위한 정부 취지는 공감하나, 가뜩이나 5G 가입자 증가율이 저조한 가운데 정부 압박까지 더해지며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를 내비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3179만505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대비 0.91% 오른 수치다. 월별 5G 가입자 증가율이 1% 아래를 밑돈 것은 지난 2019년 4월 5G 상용화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정부 압박이 국내 5G 시장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지 우려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실제 5G 사업에 한계를 느낀 통신업계는 최근 5G 관련 설비투자를 대폭 줄여가는 분위기다.

SKT의 올 3분기 누적 설비투자 금액은 1조4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다. KT의 설비투자 금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줄어든 1조6004억원에 그쳤다. 통신 3사 중에는 LG유플러스 만이 작년보다 7.1% 늘어난 1조7046억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5G는 스마트빌딩,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지만, 사업 환경이 나날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의 기술 및 설비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기업이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다른 방면에서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이계풍 기자
kplee@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