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 200억 적자…내년은 최대 800억 적자 전망
주요 수입원 지적측량 수수료 감소…고정지출 인건비는 급증
경영진 임금반납하고 유휴자산 8곳 매각…서울지역본부 리츠 개발
인조직 효율화 추진 동시에 신사업 발굴해 수익원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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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LX한국국토정보공사 |
[대한경제=이재현 기자]LX한국국토정보공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건설경기 악화로 주요 수입원인 지적측량수수료가 줄어든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서다. 작년 창사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까지 적자 규모가 최대 8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LX공사는 경영진의 임금반납, 유휴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조직 효율화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방침이다.
어명소 LX공사 사장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간담회를 갖고 “창사이래 초유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고강도 혁신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LX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내년에는 700억~800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주요 수입원인 측량수요에 따른 것이다.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측량수수료 수입이 1년 전보다 27.5% 감소했다.
반면 인력이 크게 늘어 인건비 지출은 급증했다. LX공사에 따르면 2016년 3853명이던 인력은 2022년 4611명으로 758명 늘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동시에 부동산 경기 활황시기에 인력을 대거 채용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기간 연간 인건비는 3912억원에서 2022년 4531억원으로 619억원 늘었다.
즉, 수입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건비 지출이 크게 늘자 작자 규모도 덩달아 커지는 상황이다.
어명소 사장은 “건설경기 침체로 측량 시장도 어렵고 인건비 부담은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은 처음 겪는 것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LX공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경영진의 임금 반납 △유휴재산 매각 △인력 및 조직 단계적 효율화 △신사업 모델 발굴 등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경영진은 임금 20%를 반납하고, 지역본부장도 임금 10%를 자진 반납한다. 또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초과근무수당, 연차유급휴가제도의 개선 등을 통해 인건비 지출 규모를 줄인다.
LX공사는 유휴자산 8곳도 매각하기로 했다. 용인시에 있는 구(舊) 국토정보교육원 부지를 매각하고, 서울 강남에 있는 LX서울지역본부를 리츠로 유동화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어명소 사장은 “위치가 좋은 서울 강남지사는 리츠를 통해 복합개발하고 유휴부지를 매각하면 유동성을 보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LX는 인력 효율화도 추진한다. 업무량이 급감한 지사를 광역화해 2026년까지 현 167개 지사를 137개 지사로 감축한다. 동시에 명예퇴직과 자기개발 휴직을 확대하고 신규 인력 충원을 최소화한다.
어 사장은 “인력 자연감소와 명예퇴직을 촉진하면 1년에 100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인력 충원을 최소화하는 것은 (지역에)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LX공사는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한 신사업 모델 발굴과 기술 혁신에도 착수한다. 지적측량에 공간정보를 융ㆍ복합한 신사업을 확대 발굴하고 네이버 등을 비롯한 민간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인프라사업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드론측량 도입 등 혁신을 통해 확보된 유휴인력은 전문교육을 통해 공간정보 신사업 전문가로 재배치한다.
LX공사는 혁신을 위해 어명소 사장과 민간 전문가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LX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발족하고, 이와 같은 혁신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어명소 사장은 “현재 어려움에 처한 회사 상황을 알리고 자구노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라며 “건실하고 단단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경영 혁신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현 기자 l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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