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지정에도 소매판매 0.8% 감소
정부, 일시적 현상…물건너간 상저하고
[대한경제=권해석 기자]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트리플 감소는 지난 7월 이후 석달만이다. 지난달 수출이 13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생산과 소비, 투자 위축을 막지 못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계절조정ㆍ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전월보다 1.6% 감소한 111.1(2020년=100)이다. 지난 2020년 4월 1.8% 감소한 이후 3년 6개월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반도체 생산이 11.4%가 감소하는 등 광공업 생산이 3.5% 축소 등 영향이 컸다.
지난달 수출이 5.1% 늘어나 13개월만에 증가로 전환됐지만 산업생산 지표는 전월보다 악화된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 8월과 9월 산업생산이 각각 1.9%와 1.0%씩 높은 증가를 보인 기저효과와 지난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했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도 지난달 0.8%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1년 미만으로 사용하는 비내구재가 3.1% 줄어든 영향이 컸다. 내수 진작을 위해 지정했던 임시공휴일이 실제 소비 확대로 연결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설비투자도 3.3% 줄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에서 4.1% 감소했고,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도 1.2% 위축됐다.
정부는 지난달 주요 산업활동 지표 악화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수출 개선과 견조한 고용 지표 등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 4분기 첫 달 산업활동 지표가 위축되면서 정부의 ‘상저하고’ 경기 흐름이 현실화하기는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초부터 정부가 말한 상저하고와는 거리가 먼 경제상황”이라며 “내년에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수준의 경기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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