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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활동 ‘트리플 감소’에 정부는 일시적…전문가, 내년에도 어려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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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30 15:01:06   폰트크기 변경      
수출 플러스 전환됐지만 조업일수 감소로 생산 감소

고물가ㆍ고금리에 소비 위축 지속

건설투자도 내년 하반기 부진 관측


[대한경제=권해석 기자]정부는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가 일제히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가 3개월만에 다시 나타난 것에 대해 추세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0월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요인이 크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등 수출 여건 개선과 취업자 수 증가 흐름을 고려하면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생각은 다르다. 고금리ㆍ고물가의 여파가 산업활동 지표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 경제 여건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3년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은 전월대비 1.6% 감소했다.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1.9%와 1.0%씩 증가했던 전산업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는 반도체 영향이 컸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11.4%가 줄면서 올해 2월(-15.5%)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13.5%와 12.8%씩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생산 증가를 이끌었는데, 지난달 두자릿수 감소로 전환하면서 전체 산업생산 지표 악화를 불러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수출이 5.1% 늘어나면서 13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이 됐고, 30∼40%에 달했던 반도체 수출 감소 폭도 3.1%까지 떨어졌지만 산업생산 지표는 크게 나빠졌다. 정부는 지난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줄어든 조업일수와 통상 분기말에 반도체 생산이 몰려 분기 초에는 감소하는 특성이 겹치면서 나타난 일시적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달 수출은 지난달보다 증가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단가도 상승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에는 생산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수는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0.8% 감소했는데, 지난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 효과가 소비 측면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지난 3월(4.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지난달 회사채(3년물) 금리가 전월보다 0.25%포인트(p) 높은 4.91%까지 오르는 등 시장금리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설비투자도 3.3%가 감소했는데, 이 역시 고금리 여파로 풀이된다.

문제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지속되면서 내년에도 상당기간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2.4%에서 2.6%로 0.2%p 높였다.

내수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건설투자도 내년에는 위축이 우려된다. 지난달 건설기성(불변기준)은 전월보다 0.7% 증가하면서 4개월 연속 증가가 이어졌다. 다만, 올해 건설수주가 극도로 부진하다는 점에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건설투자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건설수주(경상기준)는 1년 전보다 26.6% 증가했지만,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 지난 2분기와 3분기 건설수주는 각각 31.5%와 44.7%씩 급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산업활동 지표 부진은 미국 국채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소비와 투자에 본격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도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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