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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 모습./사진=현대백화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더현대 서울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이 문을 연 지 2년 9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고 3일 밝혔다.
더현대 서울은 지난 2일 기준으로 올해 누적 매출 1조4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이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 당시 3대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ㆍ루이비통ㆍ샤넬) 없이 시작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고객 체험과 감각적인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실제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에 전년 대비 731.1% 증가한 데 이어 올해(1~11월)에는 전년보다 891.7% 상승했다. 현대백화점의 전체 외국인 매출 평균 신장률인 305.2%의 3배에 달한다.
특히 K-컬처를 선보이면서 외국인 MZ세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올해에만 더현대 서울에선 BTS(3월), 르세라핌(5월), 아이브(6월), ITZY(8월), 블랙핑크(9월) 등 아이돌 그룹 관련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더현대 서울 외국인 구매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72.8%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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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현대 서울의 운영 노하우를 배워가려는 해외 기업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시작한 ‘더현대 서울 벤치마킹 투어프로그램’에는 루미네ㆍ한큐(일본), 엘 팔라시오 데 이에로(멕시코), 시암 파라곤(태국), 네슬레(스위스), 제너럴밀스(미국), 포르쉐(독일) 등 쇼핑몰 외 다양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이 다녀갔다.
더현대 서울은 전체의 절반을 매장이 아닌 실내 조경이나 휴식 공간을 꾸며 물건만 사는 목적형 소비 공간이 아닌 오래 머물고 싶은 몰링형 수요를 끌어 당겼다. 더현대 서울은 전체 영업 면적(8만9100㎡)의 약 50%를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리)' 공간 등으로 구성했다.
또 젊은 고객들에게는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 하다)’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 마뗑킴과 시에(SIE) 등 20~30대가 선호하는 온라인 기반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1호 매장’을 잇따라 유치시키는 역쇼루밍 전략을 펼쳤다. 시에는 연매출 1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고, 마뗑킴은 외국인 구매 상품군 중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개점 첫 해 19.1%에 달했던 식품 비중은 올해 13.2%으로 서서히 감소한 반면, 영패션은 같은 기간 6.2%에서 13.9%로 식품 비중을 앞질렀다. 더현대 서울의 영패션 매출 비중은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전 점포 평균(8.2%)보다 높다.
이는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지난 2021년 8만7854원이었던 더현대 서울의 객단가는 올해 10만1904원으로 급증했다. 전년 대비 올해 객단가 신장률은 현대백화점 전점 평균(1.1%)을 웃도는 9.1%에 달한다. 연 평균 20%씩 성장해 온 해외명품 매출도 올해 전체 매출 중 25.6%를 차지했다. 더현대 서울 객단가는 식품을 제외하면 현대백화점 서울 점포 중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 이어 3번째로 높다.
더현대 서울은 K-패션도 알리고 있다. 개점 때 쿠어와 디스이즈네버댓 등 온라인 판매만 하던 브랜드를 업계 최초로 백화점에 입점시켰고, 미스치프와 세터 등 신진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였다. 현재까지 200여개의 국내 토종 브랜드가 더현대 서울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진출했다.
유망 브랜드를 발굴하는 한편 맞춤형 컨설팅까지 제공한 결과, 올해 더현대 서울의 패션 매출은 개점 첫 해보다 113.2% 급증하며 개점 이후 가장 높은 비중(23.1%)을 기록했다.
더현대 서울은 올해 루이비통 개점도 앞두고 있어 매출 증대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더현대 서울은 단순 쇼핑 공간에 머물던 백화점에 대한 인식을 깨고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며 “상품기획자(MD)들의 역량과 더현대 서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K-패션 브랜드 등 참신한 콘텐츠를 발굴한 점 등이 최단 기간 1조원 돌파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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