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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산업으로 탈바꿈한 K-조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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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06 04:00:16   폰트크기 변경      
[조선업 슈퍼사이클]① 저가 수주 고리 끊고 우월한 기술력 바탕으로 질적 수주로 체질 개선 성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4000㎥급 LNG운반선 / HD현대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조선업계가 본격적인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들며 제2의 도약기에 접어든다. 과거 저가 수주를 근간으로 한 물량 중심의 수주 관행을 끊어내고, 친환경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선별 수주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영국의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올해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3809만CGT(1545척)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4777만CGT(1811척) 대비 20.26% 줄어든 규모다.

이 가운데 한국은 963만CGT(191척)을 수주하며 전 세계 물량의 25%를 쓸어담았다. 전년 동기 1633만CGT(294척)와 비교하면 41.0% 감소한 규모다.

수주 물량은 줄었지만, 수주의 질이 대폭 개선됐다.

현재 글로벌 조선시장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조선소마다 발주가 몰리는 상황으로,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빅3업체들은 이미 3년치 이상의 수주 잔량을 쌓아두고 있는 상태다. 선박을 건조할 잔여 슬롯이 부족해지자, 국내 조선업체들은 선별 수주에 나섰고 차세대 선박으로 주목받는 친환경 선박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했다.

특히, 선박가격의 대표 지표인 신조선가지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조선가지수는 198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것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선박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20년 11월 125.06포인트에 머물던 선가지수는 2021년 153.62, 2022년 161.69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76.61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 수준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기록한 종전 최고 수준인 191.5포인트와 14.83포인트 차이다.

그중에서도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주력하는 LNG 선박의 선가지수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중이다. LNG 운반선의 선가지수는 △2020년 186 △2021년 203 △2022년 248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265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노후 선박들이 교체 사이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업계에서는 선박 교체 시기를 25∼30년 정도로 보는데, 현재 글로벌 시장에 건조된 선박의 50∼70%는 2000년대 인도된 선박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라,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조선업계의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0년 저가 수주했던 과거 물량들의 대부분이 인도된 상태로, 향후 인도될 예정인 선박들은 수익성이 한층 개선된 물량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차세대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초격차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미 확보해둔 물량의 적기 납기를 위해서는 숙련직 기능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비롯해 자동화, 디지털화 등을 통해 생산 프로세스에서 혁신을 이뤄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조선업의 선박개발 환경은 중국대비 한국에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해운, 조선 등 해사산업계는 향후 중국의 경쟁력 개선을 염두에 둔 경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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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용 기자
hyong@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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