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노태영 기자] 국내 전선업계가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에 공을 들이면서 원활한 자금 조달에 힘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지난 14일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 등을 위해 약 5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해상풍력 시장을 겨냥해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미국, 유럽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늘어나는 지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전략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6200만 주이며 공시 기준 발행 예정가는 주당 8480원이다. 최종 유상증자 규모와 발행가는 향후 주가에 따라 2024년 2월 22일에 확정된다.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 사진:대한전선 제공 |
대한전선은 유증을 통해 확보하는 재원 중 약 4700억 원을 해저케이블 2공장(이하 해저 2공장) 건설에 투입한다. 현재 충남 당진 고대부두에 건설하고 있는 해저 1공장에 이어, 2공장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해저케이블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해저 2공장은 525kV급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과 345kV급 외부망 해저케이블까지 생산 가능한 전용 공장으로 2026년 내에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2027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2공장에는 초고압 케이블 생산의 핵심 설비인 VCV(수직 연속 압출 시스템) 타워 등의 최첨단 라인을 구축, 해저 1공장 대비 약 5배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
전 세계 해저케이블 수요는 2022년 약 6조원에서 2029년 28조원으로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HVDC 해저케이블을 활용한 슈퍼그리드(광역 전력망)와 해상풍력 사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역시 영광낙월, 안마, 신안 등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및 HVDC 해저케이블로 서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서해안 전력 고속도로’ 등의 대규모 사업이 예정돼 있다.
이 같은 해저케이블 시장 성장세를 감안해 국내 1위 전력케이블 제조기업 LS전선도 올해 선제적인 자금조달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LS전선은 신용등급 'A+'로 회사채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2021년 산업은행이 LS전선의 동해 해저케이블 공장 증설 및 해외 투자 등에 5년간 1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내부적으로 LS전선의 기업공개(IPO)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강원도 동해 사업장에 약 1555억원을 추가 투입해 해저케이블 설비 인프라 확장에 나섰다. 투자 기간은 2025년 9월 10일까지다. 2008년 동해에 국내 최초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하고 지금까지 약 7000억원을 투입해 해저 사업 역량을 강화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신재생 에너지 발전에 따른 전력망 관련 수요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전선업계가 내년에도 활발한 수주 및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노태영 기자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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