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승수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결속이 강화되고 있다. 전쟁으로 러시아가 세계에서 고립되면서 중국과의 무역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다국적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하자, 그 틈을 노리고 중국 기업이 러시아로 진출하면서 이들 두 나라의 연내 교역규모는 2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코트라 경제통상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총액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양국 교역총액은 1000억 달러 수준을 유지했는데, 2021년에는 35.4%의 증가폭을 보이며 1459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다시 29.2% 성장, 1885억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러 교역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4% 증가한 1957억 달러로 올해 안에 2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최고치를 갱신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규모가 커진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주요국가로부터 고립되자 러시아가 중국과의 무역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우 전쟁(2022년 2월) 이후 중국의 대(對)러 수입이 증가했고 2023년에는 중국의 대(對)러 수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대러 수입 급증의 원인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량 확대와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에 있는 것으로 코트라는 분석했다. 중국의 대러 수입에서 원유, 석탄, 천연가스, 석유ㆍ역청유 등 에너지 품목이 60~70%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러 수출은 자동차가 주요 수출품목으로 부상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2020년까지 중국의 대러 승용차 수출은 수출품목 14위에 그쳤지만 2023년 10월에는 1위로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자동차ㆍ가전업체의 러시아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러시아 자동차 판매량 10위권 브랜드 중 중국계는 7개로 하발(197%), 체리(182%), 지리(317%) 등 브랜드의 10월 당월 판매량은 세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하반기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어우멍다’와, ‘제투’도 각각 4777대, 1902대의 판매량을 올리며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 대표 가전업체 하이얼은 2022년 하반기 러시아, 세탁기, 오븐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로 부상했고, 러시아 TV 시장에서도 하이얼, 하이센스, TCL, 샤오미 등 중국계 브랜드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2021년 9월의 12%에서 2022년 9월 35.9%를 기록하며, 3배 수준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고립된 러시아 입장에서 중국은 수출ㆍ수입의 활로일 것이고, 중국도 이 같은 이점을 잘 활용할 것이다”라며 “세계 각국의 견제 속에서 앞으로도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수 기자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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