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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라운지] 광고판 빛공해로 인한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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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05 06:21:49   폰트크기 변경      




도시에서 광고판 설치가 많아지고 규모, 재질, 내용 등이 다양해짐에 따라 광고판에서 발산되는 빛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고, 이와 관련하여 2020년에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빛공해방지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서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란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한 과도한 빛 또는 비추고자 하는 조명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를 말한다.

시ㆍ도지사는 빛공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고, 환경부장관은 조명환경관리구역에서 허용되는 빛방사허용기준을 환경부령으로 정하며, 지방자치단체는 환경부령의 빛방사허용기준보다 엄격한 빛방사허용기준을 조례로 정할 수 있다. 조명환경관리구역에 있는 조명기구의 소유자ㆍ점유자 또는 관리자 등 관리책임이 있는 자는 빛방사허용기준을 지켜야 한다. ‘조명기구’란 공간을 밝게 하거나 광고, 장식 등을 위하여 설치된 발광기구 및 부속장치로서, 옥외광고물에 설치되거나 광고를 목적으로 옥외광고물을 비추는 발광기구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광고판의 빛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그 빛이 빛공해방지법상의 빛방사허용기준을 준수하였다고 해서 책임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일조권 등 환경피해 사례와 마찬가지로 빛공해의 경우도 그 공해가 ‘수인한도(참을 한도)’를 넘는 경우에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손해배상청구를 당할 수 있다.

부산지법 2022. 10. 19. 선고 2021가합50723 판결은 아파트 주민이 그 단지 내의 인공조명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아파트단지를 관리하는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청구한 위자료를 인정하였고, 법원은 빛공해방지법 조항을 기초로 하면서 수인한도를 넘었다고 하였다.

광주고등법원 2018. 8. 24. 선고 2017나16210 판결은 야구장에서 방사되는 조명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였다. 서울중앙지법 2021. 3. 26. 선고 2020가합508913 판결은 상업용 건물 소유자가 인근 건물의 외벽에 설치된 광고조명판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조명판설치 건물소유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광고물 철거 및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였다. 두 사건에서는 피해가 수인한도를 넘지 않는다고 보았다.

수인한도를 넘는지 여부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개별 사례마다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광고조명 등으로 인한 빛공해 피해 분쟁의 결론도 사안에 따라 다양할 것이다.

이응세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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