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중현 기자] 정부가 리츠(부동산투자회사)를 활용해 3기 신도시의 토지보상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토지보상 규모만 10조원으로 예상되는 광명시흥 3기 신도시에 먼저 적용해 본 뒤 다른 지구로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H는 최근 광명시흥지구 토지보상을 위한 전담조직을 1개팀에서 2개팀으로 늘렸다. 기존 2명이었던 보상인력을 10여명 배치해 이달 중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신도시 리츠’를 조성해 보상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주택도시기금 출자ㆍ융자를 받은 리츠가 광명시흥지구 대지 조성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조성한 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면 리츠는 매각 대금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광명시흥은 총 384만평으로 여의도의 4.3배 규모다. 3기 신도시 중 면적이 가장 넓다 보니 LH가 토지보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채권을 발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금과 리츠가 LH와 역할을 나눠 토지보상에 참여하면 2∼3년 걸리는 보상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광명시흥지구 지분율을 높이면 보상 인력과 자금이 추가로 투입돼 사업 기간이 짧아지게 된다. 현재 광명시흥 사업 지분율은 LH 80%, GH 20%다.
광명시흥은 3기 신도시 다른 지구와 비교해 보상공고가 늦어지면서 주민 불만이 극심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구 발표 이후 평균 2년 안에 토지보상계획 공고가 나오지만, 속도가 더디게 진행돼서다.
LH는 2025년 말 보상계획 공고를 목표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토지 기본조사에 착수했는데, 공장·주택 등 주요 지장물이 다른 3기 신도시보다 현저하게 많아 20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장물 조사의 경우 조사용역 업체를 지난해 11월 선정해 현재 조사 희망자를 접수하고 있다.
최중현 기자 hig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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