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휘청이는 게임 산업… 국내외 개발社, 인력감원에 사업축소까지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1-10 15:11:34   폰트크기 변경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사진: 엔씨소프트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전 세계 게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신작 게임의 흥행 실패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인력 구조조정, 사업 축소 등 긴축경영에 고삐를 죄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게임 엔진 전문기업 유니티 소프트웨어(이하 유니티)가 올 1분기 중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리해고를 진행한다.

이번 구조조정은 유니티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 CNBC 등 외신은 지난 8일(현지시간) 유니티가 전체 인력의 25%인 1800여명을 감원한다는 구조조정 계획을 미 규제 당국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유니티의 구조조정은 벌써 4번째다. 앞서 지난 2년간 총 3차례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1100여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유니티는 개발자가 게임을 보다 쉽게 만들 수 있는 툴 인터페이스를 판매하는 업체다. 특히 타사 대비 낮은 개발 난이도와 저렴한 라이선스 비용 덕분에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과 함께 전 세계 게임 제작 엔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유니티가 계속해서 인원 감축을 해온 이유는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게임 수요 둔화 때문이다. 특히 고객을 잡아두기 위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오히려 독이 됐다. 실제 유니티의 최근 4년간 실적을 보면 매출은 늘었지만 적자는 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3700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조2000억원까지 약 4배 가까이 확대됐다.

최근에는 적자를 타개하고자 새 요금 정책 ‘런타임 수수료’을 도입하려 시도했지만,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개발자들의 반발에 막혀 결국 무산됐다. 런타임 수수료는 특정 조건 부합 시 게임 다운로드 수에 비례하는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 개발사인 엔씨소프트는 이달 초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정리하기로 하고 직원 7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ㆍ운영 중인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릭스터M’과 야구 게임 ‘프로야구H2ㆍH3’도 서비스 종료 절차에 들어갔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 금융 조직인 ‘금융 비즈(Biz) 비즈센터’ 소속 직원 40여명에게 사업 정리 소식을 알렸다.

업황 부진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게임 개발사들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11월부터 임직원 대상의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밖에 라이언게임즈, 스프트업, 테이크원컴퍼니 등도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게임 이용자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이렇다 할 만한 신작의 부재가 시장을 위기로 내몰았다”며 “다만, 기업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장르 다변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이계풍 기자
kplee@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