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노태영 기자] 전력기기 업계가 올해 해외 수주를 기반으로 실적 반등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력망 확충 및 신재생에너지로 인해 전력 인프라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3사의 합산 수주잔고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1조원을 넘어섰다. HD현대일렉트릭(5조5000억원), 효성중공업(3조5000억원), LS일렉트릭(2조5000억원) 등이다.
올해도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기대된다. 미국은 전동화 시대를 감안해 전력망 확충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송배전용 변압기 수요도 늘고 있다. 변압기의 교체 수요도 풍부하다. 2020년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미국 내 대형변압기의 70% 가량이 평균 설치 수명인 25년을 초과했다. 변압기 수명은 보통 30~40년으로 업계는 교체 수요에 주목한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변압기 모습 / 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수주 목표를 37억4300만달러(약 4조9000억원)로 지난해 31억8600만달러보다 17.4% 늘어났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3분기 신규 수주액 6억7700만달러 중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5%(4억3800만달러)에 달한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도 전력기기 업계에 호재다. LS일렉트릭은 올해들어 최근까지 미국과 영국에서 3건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공급 및 운영계약을 따냈다. 이들 계약의 총 계약금액은 2355억원 규모다.
LS일렉트릭은 최근 영국의 ‘번리 베스 리미티드’(BURNLEY BESS LIMITED)와 1217억원 규모의 BESS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3월까지 ESS 시스템을 설계ㆍ조달ㆍ시공(EPC) 한다. 이번에 구축하는 BESS의 통합운영(Q&M)도 수행한다. 2025년부터 2045년까지 20년간 BESS를 관리 운영하는데 이를 위해 269억원의 계약도 별도로 체결했다. 또한, LS에너지솔루션 미국법인과 868억원 규모의 BESS 공급계약을 체결, 전력 기자재를 공급키로 했다.
아울러 효성중공업의 경우 올해도 전력기기 호황에 힘입어 미국 법인에서의 가동률을 높일 계획이다. 미국과 대만, 일본 등을 중심으로 지능형 전력망을 활용한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스태콤)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우리 전력기기 회사들이 2027년 이후 생산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태영 기자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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