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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유찰 사태...기술형입찰 6건·1.4조원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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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15 07:00:36   폰트크기 변경      

예상대로 '킨텍스'ㆍ'영동대로' 유찰 

업계 "기본설계 처음부터 다시 해야" 

단독 응찰 3건은 수의계약 전환 진행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갑진년 새해가 밝은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사업 시급성이 요구되는 추정금액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형 입찰 6건이 연이어 유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물가 변동분이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은 박한 공사비가 유찰의 근본적인 이유지만,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사업 리스크를 기피하는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반영된 결과다. 이 상태라면 정부의 SOC 예산 조기집행 정책에도 불구,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기술형입찰 성사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4일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첫 번째 개찰 사업이었던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수원 건립공사’를 시작으로, 기본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2공구 건설공사(건축 및 시스템)’까지 6건의 기술형 입찰이 연이어 유찰되며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지난 3일 개찰한 추정금액 932억2600만원 규모의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수원 건립공사’의 경우는 응찰 업체가 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올해 최대 건축부문 기술형입찰 최대어로 꼽힌 추정금액 6168억8621만원 규모의 기본설계 기술제안 방식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공사’ 역시 작년 11월에 이은 재공고에도 사업 참여 의향을 밝힌 건설사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재공고 사업인 추정금액 2000억4525만원, 기본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2공구 건설공사(건축 및 시스템)’는 1차 발주 때 참여했던 현대건설마저 외면하며 무응찰 유찰의 위기를 맞았다.

이들 3개 사업의 공통점은 건설업계 자체적인 견적 결과 발주기관의 공사비 책정금액 수준이 업계 기준에 20∼30% 못 미친다는 점이다.

영동대로 사업의 경우 실제로 사업 참여를 모색했던 A건설사는 사업성을 분석해 본 결과 현재 공사비보다 최소 35%는 초과 책정되어야만 실행률을 맞출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오자 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서울시는 어떻게든 유찰 사태를 막고자 건설사들에 직접 사업 참여 독려 전화를 돌리고, 공사를 하겠다는 건설사가 나오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겠다는 의향까지 보였지만 되레 업계는 자칫 수의계약으로 전환될까 두려워 아예 입찰 보이콧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킨텍스 제3전시장 사업의 경우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공사비는 유찰된 기술형입찰 6건 중 금액면에서 최대 규모지만, 해당 사업은 이미 건설업계에서 “수주하는 즉시 1000억원이 깨진다”는 낙인이 찍힌 상태다. 이에 킨텍스 측은 오는 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건설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사업 설명을 할 예정이지만, 건설업계의 입장은 대단히 부정적이다.

B건설사는 “현재 정부와 경기도, 고양시 등이 추가 사업비 투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며 킨텍스 측이 공사 물량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시시설의 특성과 사업비 부족분을 감안했을 때 공사비에 맞춰 기본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기본설계를 맡았던 해안건축 입장에서도 난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외 추정금액 493억4820만원 규모의 기본설계 기술제안 방식인 ‘홍성군 신청사 건립공사’와 추정금액 866억5536만원 규모,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충남미술관 및 공영주차장 건립공사’, 추정금액 3515억7200만원 규모의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인 ‘부산항 진해신항 남측 방파호안(1단계 2공구)’ 사업은 단독 응찰로 유찰된 사업들이라 곧 수의계약 전환이 진행될 전망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지방계약법으로 발주한 지자체 기술형 입찰의 경우는 감사를 우려한 소극행정 탓에 수의계약 전환이 어려웠으나 재공고에도 유찰이 반복되며 현재 각 지자체가 수의계약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홍성군 신청사와 충남미술관 사업에는 도원이엔씨(충남 서산ㆍ성우종 대표)가 단독 응찰한 후 수의계약 전환을 협의 중이다. 도원이엔씨는 홍성군 신청사 사업에는 해유건설ㆍ지역건설과 손을 잡았고, 충남미술관 사업에서는 신세계건설ㆍ활림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또 턴키 방식의 ‘부산항 진해신항 남측 방파호안(1단계 2공구) 축조공사’에는 DL이앤씨가 단독 응찰했다. 해당 사업은 한 번 더 유찰돼야만 수의계약 전환 요건을 맞추는 터라 조달청은 이달 안에 빠른 속도로 재공고를 낼 예정이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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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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