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대만 총통 ‘반중·독립’ 라이칭더 당선…“中 위협에 국민 보호 할 것”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1-13 23:01:07   폰트크기 변경      
취임 직후부터 중국 경제…대만해협 갈등 심화 등 향후 정세 주목

대만에서 13일 총통 선거가 실시된 가운데 수도 타이베이시에 위치한 집권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의 선거 캠프 앞에 모인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대만의 16대 총통 선거(대선)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주당) 라이칭더(64) 후보가 당선됐다. 민진당은 사상 최초 3연임 기록을 세우게 됐다.

대만해협 분쟁을 도화선으로 중국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역대 가장 치열하게 전개됐던 ‘친미·반중·독립(여당) 대 친중(야당)’ 대결 구도에서 집권 여당이 진땀승을 거뒀다는 평이다.

반면 야권은 승리의 분수령으로 여겼던 지난해 11월 야권 후보 단일화가 최종 무산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13일(현지시간) TVBS 등에 따르면 라이 당선인은 이날 오후 8시20분(한국시간 오후 9시20분) 기준 543만표(득표율 40.19%)를 얻어, 451만표(33.41%)를 획득한 허우유이 제1국민당 후보와 356만표(26.40%)를 받은 커원저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라이 당선인은 자신의 승리를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대중 견제 발언을 이어갔다.

라이 당선인은 이날 당선 확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세상에 보여줬다”며 “대만은 민주주의 공동체의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주의 편에 설 것”이라며 “계속해서 전 세계의 민주주의와 나란히 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다른 정당과의 협력 가능성조 시사했다. 그는 “인사에서 다른 정당의 능력있는 사람들을 데려올 것”이라며 “협력을 추구하기 위해 다른 당 지도자들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라이 당선인은 차이잉원 현 대만 총통의 대중 정책을 이어가겠다며 “대만해협에서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립 대신 대화를 선택할 것이며, 중국의 위협과 협박으로부터 대만을 보호하기로 결심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선거 개입을 겨냥하는 발언도 내놨다. 그는 “대만 사람들은 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부 개입의 노력에 성공적으로 저항했다”며 “대만은 올바른 길을 걸을 것이며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존엄성과 동등성을 바탕으로 중국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며 “중국과 건강하고 질서있는 교류를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이 당선인은 또 “우리는 중국이 평화만이 양측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이해하기를 바란다”며 “중국도 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당은 허우유이 후보의 패배를 인정하며 라이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의 말을 전했다.

허 후보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을 축출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당 지지자들에게 사과하며 패배를 인정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라이 당선인과 (러닝메이트)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1996년 총통 선거가 치러진 이후 대만에서 특정 정당이 8년 이상 정권을 이어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총통 임기는 4년제이며 중임이 가능하다.

올해 선거는 양안(중국-대만) 관계에 있어 ‘현상 유지’를 추구하는 민진당의 라이 당선인,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하는 국민당 허 후보 그리고 양안관계를 개선하길 원하는 민중당 커 후보 간 치열한 3파전 양상을 보였다.

라이 당선인은 중국과 ‘현상 유지’를 추구하는 차이잉원 현 총통의 친미 정책을 계승하고, 중국과 경제 교류는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의존도는 낮추겠다고 주창한 인물이다. 대만 역사상 최초의 의사 출신 총통이기도 하다.

대만 국민들이 정권 유지를 선택함에 따라 양안 해협에선 무력 충돌 위험이 고조될 우려도 커지게 됐다.

중국은 대만 유권자들이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양안 통일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해왔지만,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대만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압박을 강화해 왔다.

중국의 숙원이 ‘대만 통일’인 만큼 대만의 정치 지형 변화 혹은 미국과의 갈등 심화에 따라 중국의 계산은 달라질 수 있다.

대만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번 총통 선거를 앞두고 라이 당선인을 콕 집어 민진당 정권 유지 시 대만에 전쟁 위험이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투표율에 대해 TVBS는 75% 전후로 예상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강성규 기자
ggang@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