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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최선희 北 외무상과 전격 회동…방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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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17 11:47:17   폰트크기 변경      
외무장관 회담 등 통해 방북 조율 가능성…북러 잇단 회동 밀착관계 과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 APㆍ스푸트니크ㆍ연합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 외무장관 회담을 위해 방러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전격 만남을 가졌다. 양국간 밀착관계가 심화되면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대통령궁에서 최 외무상과 회동했다고 러시아 국영 RIA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최 외무상과 인사를 나눈 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북러 외무장관 회담 결과를 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으로부터 들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과 김 총비서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시작된 적극적인 활동의 예상 결과를 요약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밝히진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기와 형식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양국 관계자들 모두 이를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방북 성사를 위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 외무상은 앞서 외무장관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편리한 시기에 북한을 방문할 것을 초청했다”고 운을 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전날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외무장관 회담) 의제에 포함돼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물론 양측의 상호 합의에 따라 편리한 시기에 방북할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북이 조만간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합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을 직접 만난 점 등에 비춰 최 외무상의 방러 기간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논의가 어느정도 무르익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다른 국가 정상이 아닌 외교 수장을 만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러시아를 찾는 외국 고위 인사 범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최근 푸틴 대통령이 접견한 타국 외교 수장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정도다.

최 외무상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만큼 이제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의 경우 지난해 7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뒤 9월 러시아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했다. 10월에는 라브로프 장관이 북한을 찾아 최 외무상과 회담한 뒤 김 위원장도 만났다.

11월에는 알렉산드르 코즐료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 12월에는 올레그 코제먀크 연해주 주지사가 평양을 찾아 경제 등 다양한 분야 협력을 모색했다.

방문 시기에 대한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오는 3월 대통령 선거가 기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 방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선거 전 북한을 찾아 밀착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푸틴 대통령이 올해 북한을 방문한다면 김정일 집권 시기였던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지 약 4개월 만에 북한을 찾았다. 그는 옛 소련과 러시아를 통틀어 북한을 방문한 첫 러시아 최고 지도자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논의 등 북러 밀착 가속화로 인해 무기 거래에 관한 국제적인 우려는 한층 더 커졌다.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부족해진 포탄을 북한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러시아가 북한산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비난해 왔지만, 북·러는 이런 비판을 거듭 일축하며 양국의 협력이 국제 협약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가시화하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 동시다발적 분쟁으로 국제정세가 출렁이는 가운데,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도 더욱 고착화하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라프로프 외무장관은 외무장관 회담에서 “우리는 유엔에서 언제나 북한을 지지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우리의 특수군사작전과 관련된 문제를 포함해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는, 비슷한 입장을 보여준 것에 매우 감사한다”고 말했다.

최 외무상은 “지금 두 나라 외무상이 자주 만나 동지적 유대를 더욱 돈독히 하는 것은 오랜 우의와 전통을 지닌 조러 친선 관계가 두 수뇌분들의 구상에 따라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화답했다. 이어 “2024년에는 모스크바(러시아)와 더 많은 고위급 외교 접촉을 기대한다”고 했다. 강성규기자ggang@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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