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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 Golf] 샷 좋고 맛 좋은 골프여행…태국 왕실의 휴양지 후아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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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1-30 06:00:19   폰트크기 변경      

반얀 골프클럽에서는 반얀트리를 곳곳에서 마주친다.


[대한경제=김정석 기자]한국인들의 골프 사랑은 유별나다. 혹서기와 혹한기,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해외 골프가 막히자 국내 골프장으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요금이 천정부지로 오르기도 했다. 이제는 다시 해외 골프 하늘길이 열렸다. 인천국제공항은 카트에 골프백을 실은 골프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요새 일본이 인기라지만 겨울철 골프 여행지로는 여전히 동남아가 1순위다. 그 중 한국 골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베트남과 태국이다.

태국은 12월부터 2월, 우리나라로는 겨울 시즌이 골프치기 가장 좋은 때다. 29도 안팎의 더운 기온이지만, 건기라 오히려 선선한 느낌을 받으며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레이크뷰 골프클럽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다시 관광객이 물밀듯이 늘자 태국 정부는 노를 젓고 있다. 새로운 관광지 개발과 홍보에 나서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후아힌(Hua Hin)과 차암(Cha Am)이다. 방콕공항에서 차로 2시간을 달리면 차암, 다시 30분을 달라면 후아힌이다. 먼 거리가 단점이지만,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지 않은 것이 장점(?)이기도 하다. 가는 길에 도로공사가 진행 중인데 끝나면 가는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한다.

후아힌은 태국 왕실의 휴양지로 유명하다. 태국 국민들의 국왕에 대한 사랑과 존경은 유명하지만, 왕실 휴양지라 그런지 곳곳에 국왕 사진이 많다. 화려한 후아힌에 비해 차암은 한적한 편이다. 하지만, 오는 길 도로공사처럼 이것저것을 한참 짓고 있다. 이 지역 ‘로얄 코스트(Royal Coast)’는 태국 관광의 새로운 야심작이다.



△반얀ㆍ블랙마운틴 등 명문 골프 체험


반얀 골프클럽


골프장도 많은데 반얀(Banyan), 블랙마운틴(Black Mountain), 스프링필드(Springfield), 레이크뷰(Lakeview), 팜힐스(Palm Hills)를 명문으로 꼽는다.


이 가운데 반얀 골프클럽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골프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웅장한 반얀트리를 코스마다 만날 수 있다. 반얀은 불교용어로, 우리에게는 반야심경의 ‘반야’다. 반야는 ‘지혜’라는 뜻이다. 반얀트리는  ‘벵골 보리수’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지혜의 나무’로 불린다. 지혜의 나무를 주인공으로 하는 아름다운 조경과 뾰족한 지붕의 태국식 건축물, 주변 산세와 푸른 잔디가 어우러지면서 골퍼의 샷이 포근해진다.

반얀트리는 그대로이겠지만, 골프장 이름은 바뀔 예정이다. 몇달 안에 새 브랜드를 발표할 예정인데 골프장 관계자에게 새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비밀이라며 웃는다.

스프링필드 로얄 컨트리클럽도 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뽐낸다. 초보자도 볼을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넓은 페어웨이가 특징이다. 다른 골프장에 비해 조용하고 아늑한 편이다. 리조트는 휴양지의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그런지 몇주간 장기투숙하면서 골프를 즐기거나 연습하는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레이크뷰는 이름과 같이 호수와 연못이 많다. 코스 곳곳 연못에는 붉은 연꽃(?)이 수면 위로 촘촘히 머리를 올리고 있는데 진짜 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색이 곱고 진하다.


팜힐스 골프클럽의 진한 페어웨이


팜힐스는 잘 관리된 잔디와 조경이 인상적이다. 앞의 골프장들이 연두색이라면 이곳은 짙은 녹색이라고 할까. 이름처럼 야자나무가 많은 풍경이 멋드러진다. 필드 주변 태국식 저택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거든다. 회원제 골프장이라는데 유독 나이 지긋한 백인들이 많다.



△아바타 숲의 모델 반얀트리…자연과 어우러진 코스


태국 골프장에서는 골퍼와 캐디 2인용 카트를 주로 이용한다. 사진은 스프링필드.



태국 골프장은 국내와 다르게 1인ㆍ1캐디ㆍ1카트 서비스가 대부분이다. 카트는 비가 온 다음이 아니라면 필드 안으로 들어간다. 카트도로로만 다니는 국내 골프에 비해 덜 걷게 되는데 더운 곳이라 장점이 되기도 하고 잔디 위를 걸을 수 있는 골프의 장점이 사라지는 것은 단점이다. 물론 백을 실은 크롤리를 끌면서 걸으며 경기를 하는 골퍼들도 많다. 주로 백인들이다.

골퍼들마다 캐디가 붙지만, 캐디피는 1인당 500바트(약 1만9000원)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 정도도 최근에 많이 오른 것이라고 한다. 캐디 수준은 전문성과 친절함 면에서 국내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다.


태국 골프장에서는 한가롭게 쉬고 있는 강아지들이 갤러리다.


태국 골프장에는 개들이 많다. 새들도 다양한데 공작도 만났다. 도마뱀도 출몰한다. 개들은 누가 키우는 건 아니고 들개라고 볼 수 있지만, 사람과 친근하고 온순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티박스에서 비켜주지 않거나 그린 위로도 올라온다. 클럽트하우스 주변에는 낮잠을 자는 개들도 많다. 불교국가인 태국에서 가능한 풍경이라는 설명이다. 순하디 순한 녀석들이지만, 몇마리씩 무리를 지어 다니는 들개인지라 자기 영역에 들어오는 다른 들개에게는 이빨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나무들이 장관이다. 영화 아바타에서 이미지를 착안했다는 반얀트리는 물론 코코넛과 바나나, 망고가 주렁주렁 달린 열대 나무들이 신기할 것도 없다는 듯이 골프장 곳곳에 서있다.


반얀 골프클럽에서 만난 망고나무



△클럽하우스에서 맛보는 미식여행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태국 쌀국수와 태국 국민 요리인 카오 팟(Khao Pad), 팟 타이(Pad Thai).



태국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음식이다. 게다가 차암이 포함된 펫부리(Phetchaburi)주는 유네스코 미식 창의도시다. 팜슈가의 단맛, 태국 라임의 신맛, 자연 소금의 짠맛 등 자연에서 유래한 건강한 세가지 맛은 이 지역의 자랑거리다.

개인적으로 처음 태국음식을 접했을 때는 화장품 향과 같은 짙은 향신료에 거부감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한국에서 태국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초기에는 한국인 입맛에 맞춰졌다면, 이후 태국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본래의 맛과 향을 추구하는 이와 식당이 늘었다. 그렇다면 태국에 왔으니 놓칠 수 없다.


반얀 골프클럽 레스토랑 메뉴판


맛집들이 많지만, 골프장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내놓는 태국 음식들도 아주 훌륭하다. 전통 태국음식을 현지에서 체험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운동 전 배를 채우거나 술을 마시기 위해, 그러면서도 ‘너무 비싸’라고 불만이 많은 국내 골프장과는 다르다. 태국에서는 골프 만큼 음식도 즐겁다. 한국 관광객이 늘고 있어서 그런지 된장찌게와 김치, 태국산 상추쌈을 내놓는 곳도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나와 다양한 맛집들에서 한가득 나오는 음식여행도 즐겁다. 새롭고 신기한 모양과 맛을 가진 음식들이 흥미롭다. 태국 음식으로는 쌀국수와 카오 팟(Khao Pad), 팟 타이(Pad Thai)가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고, 태국에서도 국민음식으로 꼽힌다. 카오 팟은 일종의 볶음밥으로 카오팟 꿍은 새우 볶음밥, 카오팟 느어는 소고기 볶음밥으로 생각하면 된다. 

부족하다면 밤에 야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시끌벅적한 야시장에서 쇼핑을 하고 다양한 거리음식과 술도 즐길 수 있다. 태국 맥주로는 싱하(Singha)와 창(Chang), 레오(Leo)가 사랑받고 있다. 이 가운데 싱하 맥주를 만드는 싱하그룹이 앞서 소개한 반얀 클럽을 소유하고 있다. 태국이 유독 골프를 잘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싱하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꼽히기도 한다.


후아힌 야시장


작년에 태국을 방문한 우리나라 관광객은 16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90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올해는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이 중 상당수는 골프채를 들고 떠난다. 휴양지에서 즐기는 골프장과 골프의 매력, 저렴한 요금이 이들을 이끌고 있다. 태국의 자연 풍경과 맛있는 음식도 놓칠 수 없다. 태국에서의 ‘샷’과 태국의 ‘맛’에 매료된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

글ㆍ사진=김정석 기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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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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