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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배터리’, 최태원 ‘AI’… 미묘한 경영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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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15 06:00:42   폰트크기 변경      

이 회장, 말레이 삼성SDI 공장 방문

배터리 초격차 위한 전략적 선택


최 회장, 26일부터 MWC 참석

고대역폭메모리 공략 힘쓸 듯


(사진 왼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 삼성SDI 생산법인 2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월4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경영진들과 반도체 현안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각사 제공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올초 글로벌 행보가 ‘배터리’와 ‘AI(인공지능)’로 엇갈리며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은 중국 CATL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을 겨냥한 삼성SDI의 시장 확대를, 최 회장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를 기반으로 급성장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삼성전자를 따돌리기 위한 채비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장은 설 연휴를 활용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다. 현지에서 이 회장은 사업 현황 보고 및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봤다.

삼성SDI는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1조7000억원을 투입해 2025년 최종 완공을 목표로 2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부터 ‘프라이맥스(PRiMX)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현장에서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배터리 업황 침체 상황을 인지하고, 독려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는 이 회장의 행보가 반도체와 같이 배터리 초격차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의 해외 행보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19일 독일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이후 26∼29일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전자ㆍIT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한다. 독일은 다수의 완성차 업체가 있는 만큼 전장ㆍ배터리 분야 협력을, MWC에서는 AI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시선은 최 회장이 AI 시대에 발맞춰 HBM 시장 확대에 총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른바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월4일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수요 등 고객 관점에서 투자와 경쟁상황을 이해하고 고민해야 한다”며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 접근법을 제시했다. 지난해 조직개편에서는 SK하이닉스에 ‘AI인프라’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비즈니스’ 조직을 새롭게 편제하는 등 HBM 주도권을 이어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삼성SDI 배터리 공장 방문은 시장 점유율이 중국의 CATL과 LG에너지솔루션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데 이를 극복할 초격차를 주문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최 회장의 행보는 HBM 등 AI 시장에서 추격해오는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자 행보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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