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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 부동산 투자 ‘휴지조각’ 속출, 금융사 부실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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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2-18 17:40:44   폰트크기 변경      

KB국민 ‧ 신한 ‧ 하나 ‧ 우리 ‧ NH농협 등 국내 5대 금융 그룹이 해외부동산 투자로 벌써 1조원을 날렸다고 한다. 임대료 수익과 매매차익을 기대하며 너도나도 나선 해외부동산 투자가 휴지조각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올해도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어 금융사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5대 금융그룹은 해외 부동산에 10조4446억원을 투자했지만 작년말 가치는 9조3444억원에 불과하다. 고객 판매분과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에 자체 투자한 것으로 벌써 1조1000억원이 증발됐다. 수백억원을 투자했으면서도 잔존 가치는 십억원대에 그치거나, 쥐꼬리 임대료를 받고 전액 손실로 처리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국내에서 이자마진 등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챙겼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에선 봉이었던 셈이다. 사실상 투자 실패다.

건전성 지표도 심각하다. 해외 부동산 대출을 포함한 5대 금융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은 20조3868억원인 데다 요주의 및 고정이하 여신을 합한 위험자산 비중은 15%를 훌쩍 넘었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본격 금리 하락 때까지 (해외 부동산 투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북미 상업용 부동산의 추가 조정과 오피스 공실률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금융사의 추가 손실과 연쇄적인 대출 부실,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3년 만기의 ELS와 달리 만기가 수년에 걸쳐 분산되어 있고,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지만 낙관적 전망은 금물이다. 금융은 ‘아직 감당할 만한 수준’에 안주할 경우 언제든 주가폭락, 신용등급 하락, 시스템 리스크 등으로 번지는 속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감독당국과 금융사들은 현장 실사 및 감리 강화, 상응한 충당금 적립, 신규 투자 제한, 개인 투자자 피해 최소화 등 선제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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